안전상비의약품(이하 상비약)을 살 수 있는 편의점 등 판매점이 1년새 1200곳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와 국회가 약 접근성 개선 논의를 사실상 멈춘 사이, 국민들의 '집 앞 상비약' 체감도는 더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머니투데이가 행정안전부가 관리하는 2025년 6월 기준 상비약 판매업소 현황을 2024년 5월 기준 자료와 비교해 전수 분석한 결과, 1년새 1284곳이 순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5월 기준 존재했던 판매점 중 6036곳이 같은 기간 목록에서 사라졌고, 새로 등록된 판매점은 4752곳에 그쳤다. 결론적으로 폐업했거나 24시간 영업을 포기하면서 상비약 판매를 하지 못하게 된 점포수가 지난해보다 1284곳 줄었다는 얘기다.
상비약 판매업소는 약국이 문을 닫는 심야·공휴일에도 해열진통제나 감기약 등을 구할 수 있도록 마련된 것이다. 하지만 편의점 업황 부진과 규제 개선 논의가 진전되지 못하면서 상비약 판매점 수는 줄어들고 있다.
특히 지방의 감소세는 뚜렷했다. 실제로 상비약 판매점 감소율 상위 20곳 중 15곳이 군 단위 지역으로 나타났다. 상비약 판매점이 적은 지역에서는 1~2곳의 판매 중단이 곧 '약을 살 수 있는 마지막 선택지의 소멸'로 이어지고 있다.
수도권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경기 일부 외곽 시·군에서도 상비약 판매점이 두 자릿수 감소율을 보였다. 하지만 대체 수단이 상대적으로 다양한 도시와 달리 지방의 체감도는 훨씬 크다. 이미 약국과 공공심야약국이 모두 없는 '무약촌' 문제가 부각된 상황에서, 상비약 판매점마저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비약 품목 확대나 24시간 판매 규제 완화 논의가 수년째 중단된 상황"이라며 "수익성은 낮고 행정 부담은 커 점주 입장에서는 철수 유인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전기사 : [2024년 머니투데이 창간기획] 전국 16%가 무약촌 시리즈
①의사만 부족한게 아니다…전국 16%는 약 살 곳 없는 '무약촌'
②[르포]"내 나이 85세…약 사러 한 시간 버스 타고 갑니다"
③전국 최고령 동네 10곳, 한밤중 약 살데 없는 '무약촌
④[르포]1시간 만에 타이레놀 700정을 샀다...상비약 '복약지도' 무색
⑤안전상비약 확대 반대하는 약사회, 왜?
⑥'13개→11개' 거꾸로 가는 안전상비의약품, 못 늘리나 안 늘리나
⑦ '24시간 운영' 제한만 풀어도 1.2만개 편의점에 '약'들어간다
⑧[르포]"30년째 문제없는데"…한국 편의점 상비약, 일본 1%에도 못미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