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가 내수 부진 속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의 성장세로 돌파구를 마련한 모습이다. 지난해 12월 부임한 차우철 롯데쇼핑 대표가 롯데GRS 대표 시절 해외 사업 노하우를 마트에 이식해 영토 확장에 힘을 실을 거란 전망이다.
30일 롯데쇼핑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지난해 해외 매출 1조546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3.3%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496억원으로 3.6% 늘었다. 국내에선 매출이 3.8% 줄고 566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과 상반된 실적이다.
롯데마트는 베트남,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각각 매장 15개, 48개를 운영하며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한류 열풍에 힘입어 K푸드 부문을 늘리고 신선식품을 내세워 현지 그로서리에 안착했다는 평가다. 특히 롯데마트는 매장에서 직접 조리하고 판매하는 즉석조리 식품 코너에 한국 메뉴를 강화하고 한국산 과일을 직소싱해 선보이는 전략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개방형 주방과 취식 공간을 결합한 '요리하다 키친'을 도입한 게 대표적이다. 베트남 7개점, 인도네시아 5개점에서 운영 중인 요리하다 키친은 떡볶이, 김밥 등 분식류와 불고기 도시락, 닭강정 등 K푸드를 선보인다. 또 현지식 볶음밥과 쌀국수 등 델리 상품 400여종을 판매한다.
프리미엄 농산물 수요 증가에 맞춰 운영하는 한국 과일 특화존도 현지에서 호응을 얻었다. 딸기, 샤인머스캣 등 한국 과일을 찾는 고객이 많아졌고 베트남에선 한국산 참외를 도입해 한국 과일 인지도를 높였다. 이에 과일 매출은 전년 대비 10% 이상 늘었다.
특히 롯데마트는 국내 유통업계 중 처음으로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구매 잠재력을 높게 보고 공들이고 있다. 세계에서 4번째로 인구가 많고 식료품 소비 비중이 높은 점에 주목했다.
또 섬 1만7000여개로 이뤄진 점을 고려해 도매, 소매 매장을 각각 운영한다. 도매점에서 물건을 사고 섬이나 마을에서 이를 판매하는 소매 형식이 보편적이기 때문이다. 현지 그로서리 1번지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대도시와 고속도로 지선 상에 도매점과 소매점을 늘려가며 물류 거점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작년부터는 도매 매장에 소매 구역을 녹여낸 '하이브리드 매장'도 선보였다.
K간편식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전문 셰프로 구성한 '푸드이노베이션랩(Food Ionnovation Lab/FIL)'도 주효했다. 소속 셰프를 한국 롯데마트 본사로 초청해 조리법을 전수했고 본사 셰프가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한국 간편식의 맛과 품질을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인도네시아 법인은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매출이 증가했고 베트남 법인은 지난해 매출 7.6%, 영업이익 24.3%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올해도 K푸드와 신선식품 중심의 먹거리 진열을 강화하고 점포 리뉴얼도 병행한다. 베트남에선 박장점 신규 출점을 준비 중이고 인도네시아에선 하이브리드 매장을 확대한다. 사업자 수요를 겨냥한 도매 상품과 일반 소비자를 위한 K푸드 중심의 그로서리를 동시에 운영해 매출 기반을 다변화한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선 롯데마트·슈퍼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차우철 대표를 통해 해외 사업 보폭을 확대하고 실적 반등을 이끌어낼 거란 분석이 나온다. 차 대표는 롯데GRS 대표를 지내며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외식 시장에서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해외 진출에 공들여 지난해 롯데리아는 미국과 말레이시아에 진출했고 연매출 '1조 클럽'에 복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