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부르즈 할리파와 롯데월드타워

송지유 기자
2015.04.06 06:20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요즘 여행 업계에선 두바이 여행상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한다. 인기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할배' 출연진의 모습이 전파를 타면서 스페인, 크로아티아에 이어 두바이가 '핫한' 여행지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높이 828m,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인 두바이 '부르즈 할리파'의 아찔한 전경과 쇼핑몰에 반해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다고.

지난 2009년 중동 출장길에 두바이 부르즈 할리파 현장을 볼 기회가 있었다. 당시는 163층까지 외관 공사는 마쳤지만 내부 인테리어 작업이 끝나지 않아 건물 안으로 들어가지는 못했다. 놀라운 사실은 공식 개장 전인데도 부르즈 할리파 주변은 늘 인파로 붐볐다는 것이다. 세계 각지 관광객들이 두바이 랜드마크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려고 연일 부르즈 할리파를 찾았다.

최근 방송으로 다시 접한 두바이 부르즈 할리파의 모습에 탄성이 절로 났다. 모래 위에 지어진 아찔한 높이의 건물 외관보다 전세계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대규모 쇼핑시설에 눈이 갔다. 그리고 대한민국 최고층 건축물(높이 555m·지상 123층)로 공사가 한창인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가 오버랩됐다.

지난달 26일 찾아간 롯데월드타워 현장은 썰렁함 그 자체였다. 명품관과 쇼핑몰 의류·잡화 매장에는 손님이 없어 직원들이 우두커니 서 있고 식당가는 저녁식사 시간인데도 빈 자리가 많았다. 그나마 면세점은 중국인 관광객(유커) 덕분에 사정이 나았다. 국내 최초로 100층을 돌파한 역사적인 현장이지만 지난해 10월 조기개장해 영업을 하고 있는 롯데월드몰은 텅 비어있었다. 해외 관광객은 커녕 내국인 쇼핑객조차 발길을 끊었다.

롯데월드몰은 개장 초기 하루 평균 방문객이 10만명을 넘으면서 연일 화제가 됐다. 하지만 안전 논란 끝에 영화관과 수족관이 개장 2개월만에 영업정지를 당하면서 사정이 완전히 달라졌다. 지난해 10월 10만명을 넘었던 하루 평균 방문객은 3월 현재 5만4000명으로 줄었다. 지난 2월 설 특수 등에 힘입어 6만명까지 회복됐지만 다시 감소했다.

이는 매출 감소, 근로자 감원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롯데월드몰 매출은 개장 초기보다 40% 줄었다. 입점 업체들이 매출 부진을 견디다 못해 직원들을 내보내면서 롯데월드몰 전체 근무 인원은 당초 6200명에서 5000명으로 줄었다.

롯데그룹은 지난 2월 영화관과 수족관에 대한 정밀안전진단보고서를 서울시에 제출했지만 두달 가까이 지나도록 재개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가 영업재개 여부에 대한 결정을 미루고 있어서다. 속타는 입점 업체들이 모여 영화관과 수족관의 영업중단 해제와 주차규제 완화를 촉구하는 탄원서까지 냈지만 서울시는 묵묵부답이다.

서울을 넘어 대한민국의 랜드마크 사업이자 시민들의 일자리와 생계가 걸린 문제다. 안전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명됐다면 승인을 미룰 이유가 없다. 시설 안전에 문제가 있다면 하루 속히 보완을 요청하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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