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미국 의회 앞 캐나다 대사관

[기자수첩]미국 의회 앞 캐나다 대사관

김지훈 기자
2026.02.23 05:30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쿠팡 전 직원이 일으킨 침해 사고로 성명, 이메일이 포함된 쿠팡 이용자 정보 3367만3817건이 유출됐다고 정부 민관합동조사단이 발표했다.   사진은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2026.02.10. kmn@newsis.com /사진=김명년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쿠팡 전 직원이 일으킨 침해 사고로 성명, 이메일이 포함된 쿠팡 이용자 정보 3367만3817건이 유출됐다고 정부 민관합동조사단이 발표했다. 사진은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2026.02.10. [email protected] /사진=김명년

몇 해 전 대미 교섭에 관여하던 고위 공직자로부터 미국 워싱턴 D.C.내 각국 공관의 입지에 대한 견해를 접했다. 그는 캐나다 대사관이 백악관이 아닌 미국 연방 의사당 코앞인 펜실베니아 애비뉴에 위치한 것이 의미심장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미 의회 권한에 주목한 캐나다 측의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란 시각이다.

미국 행정부는 법률안 제출권(발의권)이 없고 법안 발의는 미국 의회만 할 수 있다. 또 미국 의회는 세출 승인권이 있어 정부 재정에 보다 직접적 영향을 가한다. 주미 한국 대사관은 백악관과 가까운 매사추세츠 애비뉴에 있다.

최근 쿠팡 등 자본시장 참여자들이 미국에서 다층적인 로비망을 개설하는 소식이 이어지면서 당시의 대화가 떠올랐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최근 미국 의원들과 비공개 회동을 하면서 쿠팡 조사에 관해 집중 질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의원들이 한국의 쿠팡 조사 과정에서 이슈를 끌어올리는 복병으로 등장한 셈이다.

영풍·MBK파트너스가 설립한 특수 목적 법인 '한국기업투자홀딩스(KCIH)' 측은 지난달 대형 로펌 스콰이어 패이튼 보그스를 로비스트로 선임했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을 미국에서 이슈화하는 시도로 받아들여졌다.

MBK 파트너스의 조단위 펀드에는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 캘리포니아교직원연금 같은 미국의 거대 연기금들이 출자자(LP)로 참여하고 있다. 미국 연기금들의 'MBK 익스포저(위험 노출액)'가 한국 사모펀드 규제에 대한 미국 측 반응을 촉발할 뇌관이 될수도 있다. 나아가 국내 규제와 기업 지배구조 논쟁이 미 정계 의제로 빈번히 전이되면 외국인이 한국에 투자하는데 악영향을 끼칠수도 있다.

주미 한국대사관의 의회·홍보 자문회사 고용 예산은 수년째 정체된 상태로 알려져 있다. 자본의 네트워크는 진화하는데 정부는 과거에 머무른 게 아닌지 되돌아 봐야 한다. 금융당국도 방어막을 강화할 때다. 거대 자본의 국내 공략 논리인 논리인 글로벌 스탠더드에 수세적으로 대응하던 상황에서 벗어나 대미 접촉을 늘리고 규제 논리도 공유해야 한다. 정보 비대칭에 따른 시장 혼선을 막기 위해서라도 워싱턴발 이슈까지 폭넓게 모니터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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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훈 기자

머니투데이 증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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