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신의 China Story] 중국경제와 ‘리커창지수’

정유신 기자
2015.10.13 02:26

중국의 증시폭락과 경기둔화로 중국경제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늘고 있다. 올 상반기 7% 성장률은 과대포장됐으며, 심지어 5% 밑일 거란 의견도 있다. 중국 통계의 투명성이 약하다 해도 어떻게 이렇게 중국정부 발표와 큰 갭이 생기는 걸까. 여러 요인이 있지만 특히 그 중심엔 리커창지수가 있다.

리커창지수란 뭔가. 이는 리커창 총리가 2007년 랴오닝성 당서기로 있을 때 전력소비량, 철도화물 수송량, 은행대출 3가지 지표를 조합해 만든 지수다. 리커창 총리가 원래 경제학자였던 데다 랴오닝성 경기를 잘 반영해서 꽤 유명했다고 한다. 당시 미국대사에게 중국 GDP 통계보다 이 지수를 더 신뢰한다고 한 리커창 총리의 말은 지금도 인구에 회자된다.

문제는 이 리커창지수로 보면 현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이해하기 어렵단 점이다. 왜냐하면 성장률이 하락했다 해도 2011년 10%에서 7%로 3%포인트 떨어진 반면 리커창지수는 14%에서 올해 2.4%로 곤두박질쳤기 때문이다. 하긴 2015년 들어 전력소비량과 철도화물 수송량이 지난해에 이어 빠르게 줄어들고, 특히 2분기 철도화물 수송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10.9%나 격감했으니 그럴 만도 하다.

그러나 리커창지수로만 경기를 판단하는 건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들의 논거는 뭔가. 한마디로 중국 경제구조가 이전과 많이 달라졌다고 입을 모은다. 첫째, 리커창지수를 산정할 때 전력소비의 대상을 지금처럼 제조업에만 국한해선 안 된다고 얘기한다. 물론 과거 중국이 ‘세계의 공장’일 땐 제조업만 계산해도 별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이젠 중국 GDP에서 제조업의 비중은 2005년 48%에서 36%로 하락했고 도소매, 서비스 등 3차산업이 41%에서 48%로 뛰어올랐기 때문이다. 둘째, 철도화물 수송만 계산하는 것도 문제라 한다. 도시화와 함께 도로인프라가 급속히 정비돼서 2014년 기준 도로의 화물수송량이 철도의 9배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여기엔 산업용 에너지가 철도수송을 이용한 석탄에서 도로활용률이 높은 석유, 천연가스로 바뀌는 점이 한 몫하기도 한다.

물론 제조업, 특히 제품생산과 전력소비가 비례하는 중공업 의존지역은 여전히 리커창지수가 유효하다. 예컨대 리커창 총리가 당서기로 있던 랴오닝성의 경우 올 상반기 성장률은 2.6%로 리커창지수 상승률 2.1%와 궤를 같이한다. 그러나 제조업보다 서비스산업이 발달하고 철도보다 도로망이 잘 깔려 있는 베이징, 상하이 같은 대도시들은 어떨까. 언뜻 봐도 성장률 대비 리커창지수는 꽤 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따라서 현 중국경기를 제대로 판단하려면 3차산업과 도로화물 수송을 포함한 수정 리커창지수로 계산해야 한다는 게 이들 주장이다. 분석에 따르면 2011~2014년간 수정 리커창지수와 중국의 성장률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다고 한다. 또 수정 리커창지수로 올 상반기 중국 성장률을 추산하면 7.2%로 오히려 성장률보다 높게 계산된다. 실제 GDP에서 약 절반을 차지하는 3차산업의 경우 올해 1분기는 전년 동기 대비 7.9%, 2분기 8.9%의 빠른 성장을 보여 그 분석결과를 뒷받침한다는 게 이들의 의견이다.

아무튼 개인적으로 100% 동감은 아니라도 구조가 빠르게 바뀌는 중국경제를 과거 잣대인 리커창지수로 재단하는 것은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하루빨리 현 중국경제를 잘 설명할 수 있는 다양한 지표의 개발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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