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나가라’는 저우추취(走出去)정책이 본격화되면서 중국자본의 해외진출이 거세다. 특히 올해 들어 중국 민영기업에 의한 해외기업 M&A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중국정부도 M&A를 장려하고 있다. 중국기업의 해외 M&A는 상반기에만 전기 대비 17% 증가한 174건으로 건수 기준 역대 최고를 기록했고 금액도 24%나 증가했다. 우리나라 기업의 M&A 사례도 빠른 증가세다. 올해 1~9월 중에만 동양생명·룰투코리아 등 9건. 우리 기업 투자에서 M&A 비중을 보더라도 2010년 20.7%에서 지난해엔 47.1%로 거의 절반까지 높아졌다.
그럼 이처럼 중국기업들이 해외기업 M&A를 서두르는 이유는 뭔가. 한마디로 급성장하는 중국 내수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물론 자체 R&D에 의한 기술혁신도 좋지만 해외 유수기업을 M&A해서 기술과 브랜드를 내수시장에 접목하면 훨씬 빠르고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중국기업들이 목표로 삼는 M&A기업은 어떤 곳들인가. 내수시장 선점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가능한 한 지명도 있는 메인플레이어 매수를 목표로 한다. 인재를 길러 충분히 기술을 개발하고 제품을 시장에 내놓기까진 시간이 너무 걸린다. 따라서 그 시간과 노하우를 돈으로 사버린다는 생각이다. 2004년엔 레노버가 IBM, 2010년 지리자동차가 볼보, 올해는 중국화공집단이 글로벌 타이어업체 피렐리를 매수한 게 대표적 사례다.
그럼 이제 중국기업이 M&A를 하자고 왔을 때 어떤 점들을 체크해야 하는지 살펴보자. 첫째, 언급했듯이 중국기업과 우리 기업은 시간적 감각이 크게 다르다는 점이다. 우리는 우선 비밀보호계약(NDA)을 체결하고 면담을 몇 차례 한 후 다음 단계로 간다. 그러나 중국기업은 다르다. 대개 사장과 톱매니지먼트 몇 명이 결정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상대방과 처음 만났을 때 “당신이 결정권을 갖고 있나요”라고 묻는 게 일반적이라고 한다. 즉, 처음 만나 매각금액과 출자비율 등을 제시 못하면 두 번째 미팅은 없다는 속전속결식의 교섭방식인 셈이다.
둘째, 중국기업은 규모가 큰 기업 또는 기술 등 시장영향력이 강한 기업 M&A를 선호한다는 점이다. 우리 기업이 해외기업을 인수한다고 하면 소규모 기업을 사서 우리 기술과 경험을 투입, 점차 키워나간다는 생각이 많지만 중국기업들의 생각은 완전히 다르다. 중장기보다 단기간에 이익 내는 걸 중시해서 규모가 너무 작거나 시장영향력이 약한 기업엔 그다지 관심이 없다고 한다. 따라서 기술력 있는 우리나라 중소기업이 중국기업과 M&A 협상할 때는 인수가격뿐 아니라 인수 후 경영 및 고용안정 등 중장기 계획도 협상할 필요가 있다. 자칫 과거 쌍용차나 하이디스 사례처럼 기술이전 후 방치되는 낭패를 겪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셋째, 매수하려는 중국기업에 대한 정보는 어떻게 얻나. 중국기업도 기본정보는 등기가 필수기 때문에 중국의 공상관리국에서 자본금·경영목적·주주·주소·대표자 등의 정보를 얻을 수 있고 홍콩계 기업이면 홍콩의 회사등기소에서 등기관련 서류를 살 수 있다. 비상장사면 개인정보 보호 때문에 제약이 있는 만큼 신용조사 의뢰 또는 상대방과 비밀유지 계약을 한 후 직접 얻는 게 좋다. 아무튼 한·중 FTA와 전자상거래시장 단일화 합의로 중국자본의 우리나라 기업 M&A는 더욱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한·중 공동펀드 설립, 중국자본의 투자목적 공시 및 모니터링 등 정부 차원의 대응도 대응이지만 기본적으로 우리 기업들의 M&A 협상에 대한 이해증진이 중요하단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