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을 필두로 시중은행들이 대출심사에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도입을 추진 중이다. 대출 원금과 이자를 포함해 대출 총량을 계산하는 방식으로 DTI(총부채상환비율)를 적용할 때보다 대출한도가 줄어든다.
부동산업계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아직 초기 단계지만 전 시중은행이 도입하고 2금융권으로까지 확대되면 부동산 시장이 이전과 다른 양상으로 재편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가장 먼저 중소 건설사들의 주택사업이 중단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중소 건설사들은 이미 계약률이 90% 넘는 사업장인데도 시중은행과 2금융권으로부터 집단대출을 받지 못해 어려움에 처한 곳이 많다. 집단대출에 이어 실수요자들이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것마저 까다로워지면 미분양 위험이 종전보다 커질 수밖에 없다. 주로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에서 사업을 하는 중소 건설사들이 대규모 미분양이 나오면 존폐의 기로에 놓일 수도 있다. 부동산 시장 양극화도 심화할 공산이 크다. 서울 강남과 부산 해운대 등 고가 주택시장은 ‘그들만의 리그’ 성향이 강하다. 정부 규제의 영향을 안 받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지역에 비해 구매력이 있는 수요자가 많아 외풍에 비교적 강하다.
하지만 이외 주택시장은 투자수요에 이어 실수요마저 줄면서 하강압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금리인상기에 주택가격 하락은 지난 정부의 규제완화로 빚을 내서 집을 산 이들에겐 재앙이 될 수 있다. 전월세난이 가중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집을 살 요인보다 전세나 월세에 머물러 있을 요인이 높아지면서 전셋값이 급등하고 월세로의 전환도 가속화할 것이다. 공급과잉이 전월세난을 일부 해소할 수 있지만 일반화하긴 어렵다.
물론 가계부채를 줄이고 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대출 규제는 필요하다. 건설업계도 지난 정부 규제 완화에 따른 과실을 충분히 누렸기에 무작정 피해만 호소해선 안 된다. 하지만 주택 실수요자와 전월세 거주자를 위한 보완책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금융정책이든, 부동산정책이든, 규제를 무분별하게 풀어줬다가 다시 획일적으로 조이기를 반복하는 ‘온탕, 냉탕’을 오가는 방식으로는 부작용을 낳기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