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화 절상 속도가 가파르다. 쏠림 현상을 면밀히 보고 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들어 수차례 이런 말을 했다. 지난달 1130~40원대에서 움직였던 원/달러 환율이 연일 급락한 까닭이다.
그러나 원화 강세 추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7일 1년2개월 만에 1100원대가 깨진 뒤 하락 압력이 여전하다. 다음달 미국 금리인상도 예고된 마당에 의외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그만큼 외환당국 개입이 어렵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과연 우리가 경상흑자가 많다는 이유로 일년에 두 번씩 환율조작국 ‘공포’를 달고 살아야 하는지 의문도 든다.
올 들어 원화 만큼 국제금융시장 흐름에 따라 환율이 움직인 나라도 없다.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인덱스 지수는 연초 102.8에서 최근 93~94로 약 9% 떨어졌다. 연간 원화 절상폭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정작 환율조작국으로 의심 받아야 할 나라는 일본이다. 엔화는 올해 달러화 대비 절상폭이 4%에 그쳤다. 달러인덱스 변동 폭의 절반도 못 미친다. 일본은행의 양적완화(QE) 정책이 달러화 약세 압력을 막아 냈다.
이 영향으로 지난해 7월 100엔당 1100원을 웃돌던 원/엔 재정환율도 최근 980원대로 떨어졌다. 일본 업체와 수출 경쟁을 하는 국내 기업엔 적잖은 부담이다.
지난 2월 일본 니혼게이자이 소유인 파이낸셜타임즈가 “진짜 환율조작국은 일본이 아니라 한국”이라는 내용을 보도해 파문이 일었다.
기재부와 한국은행은 공동 명의로 파이낸셜타임즈에 항의 서한을 보냈다. 한국의 대미 경상수지 흑자는 환율조작 결과가 아니며 미국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미국 재무부 환율보고서 발표를 앞둔 민감한 시기여서 대주주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우리나라보다 대미 경상흑자가 2배 이상 많은 일본이 환율조작국 지정이란 화살을 돌리려는 속셈을 보였다는 게 골자였다.
관찰대상국으로 운신의 폭이 작지만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진짜 환율조작국은 누구냐”고 되물을 필요가 있다. 왜곡된 주장을 받아치는 당국의 ‘결기’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