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코로나와 함께 사는 법 [특파원칼럼]

뉴욕=임동욱 특파원
2022.02.10 03:40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최근 가장 '핫'한 뮤지컬은 단연 '뮤직맨'(The Music Man)이다. 해밀턴, 물랑루즈, 라이언 킹, 위키드, 오페라의 유령, 북 오브 몰몬 등 브로드웨이의 대표적 뮤지컬들이 지난 9월 이후 다시 막을 올렸지만, 뮤직맨의 인기는 독보적이다.

뮤직맨 공연이 열리는 윈터가든 극장을 찾았다. 밤 8시 공연임에도 한 시간 전부터 관객들이 극장 앞에 줄을 서기 시작했다. 뉴욕시의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입장 시 모든 관객들은 백신접종 완료 증명서와 신분증을 제시해야 하는데, 그 검사를 건물 밖에서 했다. 영하의 추운 날씨에도 공연 시작 30분 전까지는 건물 안에 들어갈 수 없었다.

1526석의 공연장은 빈 자리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꽉 찼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없었다. 대신 마스크 착용은 필수다. 막이 오르고 주인공이 무대에 등장하자 엄청난 박수갈채가 터져나왔다. 영화 엑스맨의 '울버린'으로 유명한 휴 잭맨이다. 그를 직접 보기 위해서 표를 산 사람들도 많다.

지난 1월 중순 미국 내 하루 평균 코로나19 확진자수는 80만명을 돌파했다. 뉴욕 등 인구가 밀집한 지역의 확진자수는 무서울 정도로 늘었다.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브로드웨이의 불은 다시 꺼지지 않았다.

뮤직맨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직격탄을 맞은 공연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1958년 토니상을 받은 뮤직맨은 2019년 3월 '리바이벌'을 알렸다. 2020년 9월 프리뷰(본 공연 시작 전 관객들의 반응을 살피고 사전 점검을 위해 시험적으로 하는 공연)를 시작할 예정이었는데, 그해 3월 브로드웨이 전체가 문을 닫으면서 무산됐다. 뮤직맨은 공식 오프닝 시점을 2021년 5월로 조정했고, 다시 올해 2월10일로 미뤘다. 지난해 10월 드디어 리허설을 시작했고, 12월20일 드디어 프리뷰 무대를 시작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매서웠다. 리허설이 시작된 후 약 60명의 출연진과 제작진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무더기 돌파감염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 12월23일 여주인공인 서튼 포스터가 코로나에 걸렸고, 5일 후 휴 잭맨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주연 두 명을 포함해 출연자 46명 중 3분의1이 코로나에 걸리면서 11차례의 공연이 취소됐다. 지난 1월6일에야 공연이 다시 시작될 수 있었다.

뮤지컬 출연자들은 매일 코로나 검사를 해 음성 판정을 받아야만 무대에 오를 수 있다. 한 공연에선 출연자 14명이 무대에 오를 수 없게 돼 한 대역이 7개의 배역을 맡아야 했다. 매일 코로나와 피 말리는 전쟁을 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 미국 내 하루 평균 코로나 확진자수가 30만명 아래로 떨어졌지만, 상황은 만만치 않다.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선 하루가 멀다하고 교내 코로나 확진자 발생 소식이 들린다. 그래도 대면수업을 계속 진행한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최근호 커버스토리 '코로나는 어떻게 끝나는가'를 통해 이런 결론을 내렸다. "코로나는 우리와 사는 법을 배우고 있다. 우리도 코로나와 사는 법을 배워야 할 때가 됐다"

미국의 '위드 코로나'는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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