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에서 배운 개념을 익히고 연습하는데 가장 유용한 앱(애플리케이션)입니다."(영국 수학교사)
"AI(인공지능) 튜터가 있으니 일일이 지도하지 않아도 걱정없어요."(미국 학부모)
국내 에듀테크(교육+기술) 분야에서 앞서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웅진씽크빅이 직접 개발한 AI 활용 연산학습솔루션 '매쓰피드(Mathpid)'에 쏟아진 반응들이다. 화면에 쓴 수식과 숫자를 인식하고, 간단한 시험으로 학습 수준을 진단하는 기술이 모두 AI에 기반하고 있어 개인별 맞춤형 연산 교육이 가능한 서비스다. 지난해 3월 앱 출시 이후 누적 다운로드 횟수가 100만을 훌쩍 넘길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지난 3월말 영국 런던에서 열린 글로벌 최대 에듀테크 박람회 'BETT(British Educational Training and Technology) Show'(이하 벳쇼)에서도 확인됐다. 앱 체험을 위해 현장에 몰려든 현지 교사와 학생들 사이에선 접근성을 높여준 직관적 UI(사용자 환경)와 각국의 교육 과정이 반영된 기능을 두고 호평이 이어졌다는 전언이다.
실제로 올해 벳쇼에선 AI로 대표되는 교육의 디지털 전환이 화두로 떠올랐다. 아랍에미리트(UAE)와 미국의 에듀테크 기업인 알레프에듀와 라이트스피드시스템이 들고 나온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알레프에듀는 생성형 AI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오픈 AI의 챗GPT를 활용해 교사가 수업 자료와 퀴즈 등을 만들어낼 수 있는 '지피티치(GPteach)'라는 제품을, 라이트스피드시스템은 학생이 검색창에 유해 정보를 검색하면 학교 관계자에게 위험 경보를 보내는 관리 프로그램을 각각 선보였다.
벳쇼에 참가한 웅진씽크빅이 올 들어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챗GPT' 등 생성형 AI를 접목한 학습 플랫폼(스마트올)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개별 학생 수준에 맞는 개인형 첨삭 지도와 도서 추천 기능을 추가하고, '스마트올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에 생성형 AI가 적용된 NPC(Non Player Character·컴퓨터가 통제하는 캐릭터)를 넣어 대화만으로도 다양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으며 관련 시장 선점에 나선 것이다.
사교육비 쇼크에 직격탄을 맞은 공교육 현장도 AI 확산에 술렁이고 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지난해 초·중·고 사교육비는 전년 대비 10.8% 늘어난 26조원에 달했다. 이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50만원, 고등학교 1학년은 70만원을 넘어섰다. 3인가구 중위소득(약 420만원)을 고려하면 부모 월급의 10~15% 가량을 사교육비로 썼다는 의미다. 학부들과 시민들 사이에선 현실과 괴리가 크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당장 학원 등에 쓰고 있는 체감 비용은 훨씬 크다는 지적이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공교육에 그만큼 아쉬운 점이 많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교육당국은 10년만에 사교육대책팀을 부활시켰지만 근본적 대책 없이 이 문제를 해결하긴 어렵다는데 이견이 없다.
이 부총리가 교육개혁의 핵심 축으로 꺼내든 'AI 기반 디지털 전환' 카드에 기대를 걸고 있는 이유다. 그가 2025년부터 도입하겠다고 밝힌 'AI 디지털 교과서'의 성공적 안착은 그래서 중요하다. 실패할 경우 사교육에 넘어간 시장 주도권을 공교육이 찾아올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교과서 개발의 키를 교육부가 쥐고 있는 만큼 학교 현장과 교육업계 안팎, 에듀테크 업체를 포함한 산업계 전반이 공교육의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보조를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지난 11일 공식 유튜브 채널(교육부TV)에 공개한 '이주호의 필통(必通)톡' 첫 영상에서 AI 발전에 따라 지식 암기형 교육의 시대는 끝나간다며 정답 맞추기 방식의 사교육에 과도하게 매달려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당부한 이 부총리의 자신감이 현 교육판을 뒤집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