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를 틀면 자칭 전문가가 너무 많아요. 말 한마디에 투자자가 움직이고 소규모 기업은 휘청입니다"
최근 기자와 만난 한 배터리 소재 기업 임원의 하소연이다. 초격차 기술력을 바탕으로 가파른 성장세가 예상되는 국내 주요 배터리 소재사는 올 상반기 주식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SK이노베이션) 등 배터리 3사보다 강세를 보였다. 이 시기를 틈타 시장을 교란하는 가짜 전문가가 판친단 우려였다.
4대 핵심 소재 가운데 그간 양·음극재에 대한 관심이 비교적 높았다. 상반기 가파른 주가 상승 흐름을 보인 에코프로·포스코퓨처엠 등이 이에 해당한다. 업계 내부에선 분리막에 대한 기대감도 적지 않다. K배터리 3사뿐 아니라 북미·유럽의 신생 배터리 기업이 국내 소재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져서다.
최근 SNE리서치는 국내 분리막 기업이 북미·유럽에서 압도적인 점유를 보일 것이란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더블유씨피·LG화학 등의 북미·유럽 생산 비중이 2030년 75%에 달할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의 장밋빛 분석과 달리 시장 일각에서는 분리막이 얼마 가지 못하고 사장될 기술이라며 혹평하기도 한다.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가 코앞에 닥쳤단 이유에서다.
전고체는 액체인 전해질을 고체로 만든 배터리다. 양극 이온의 만남을 막는 분리막이 필요 없다. 업계는 전고체에 분리막이 필요 없어지는 것은 맞지만, 전해액 기반의 리튬이온 배터리 수요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한결같이 말한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과 함께 전해액 기반의 배터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분리막 역시 탄탄한 성장세가 예견된다는 것이 주요 전문가의 진단이다.
일각에선 상반된 주장을 펼친다. 전고체의 등장과 함께 전기차·배터리 시장이 격변하고 분리막은 반짝하고 사라질 것이란 풀이를 내놓기도 한다. 문제는 이런 주장이 시장을 교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몇몇 우량주에 특정 종목을 슬쩍 끼워 넣는 방식으로 투자 심리를 자극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전도유망한 기업이 저평가되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비단 분리막뿐 아니라 다수의 이차전지 소부장 기업이 이런 피해 위험에 노출됐다. 공신력 있는 기관을 악으로 규정해 투자자의 판단력을 흐리는 자칭 전문가들이 활개 친 결과다. 대한민국 미래먹거리를 부정하는 세력에 대한 업계의 공동 대응 노력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