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쌀의 대륙 아프리카

김성훈 충남대학교 농업경제학과 교수
2025.08.06 02:03
김성훈 충남대 농업경제학과 교수

우리가 아프리카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사실이 몇 가지 있는데 북위 37도에서 남위 34도까지 남북 길이가 총 8000㎞에 달하는 거대한 대륙에 54개 국가가 모여 있다는 사실을 놓치기 때문이다. 적도 아래 평지에 위치해 연중 매우 뜨거운 햇살을 받으며 삶을 이어가는 사람도 많지만 고원지대의 선선한 기후에서 사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일례로 최근 한 방송프로그램을 통해 바오밥나무의 나라로 알려진 마다가스카르의 수도 안타나나리보는 지금 한겨울로 최저기온이 섭씨 7도까지 떨어진다.

식습관도 마찬가지인데 아프리카 사람들은 모두 얌이나 카사바, 바나나 등을 주로 먹는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매우 다양한 농산물을 주식으로 한다. 특히 쌀의 경우 아프리카 전체 국가의 74%에 해당하는 40여개 국가에서 벼농사를 지어 수확한 쌀을 소비하는데 마다가스카르를 포함한 일부 국가는 우리나라처럼 경사진 곳까지 계단식으로 논을 만들어 쌀을 재배한다.

그럼에도 아프리카 국가는 대부분 쌀 생산량이 소비량을 총족하지 못해 쌀을 수입하는데 관련 통계에 따르면 아프리카 국가들이 연간 수입하는 쌀의 양은 1700만톤으로 전 세계 국가 수입량의 30%를 넘어선다고 한다. 우리보다 쌀 재배를 위한 기후조건이 유리하고 넓은 농지를 보유한 국가가 많은 아프리카에서 쌀 부족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쌀 품종, 관계시설, 비료와 농약, 농기계 등의 생산 인프라가 부족해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떨어지고 쌀의 도정 및 포장, 운송 등의 수확 후 유통과정에서 감모 등으로 인한 중간손실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코트디부아르 등의 국가는 식민지 시절의 플랜테이션 농업을 위해 다수의 논을 카카오 재배지로 전환해 쌀 부족 국가로 바뀌었다.

우리나라에서 비행기로 14~20시간 이상 걸릴 정도로 멀리 있는 아프리카 국가들이지만 최근 쌀을 매개로 다양한 사업이 진행된다. 농촌진흥청은 해외농업 기술개발사업(KOPIA)을 통해 아프리카 7개국에 센터를 설치해 쌀 품종개량 및 재배기술 개선에 기여하며 농림축산식품부는 'K라이스벨트(rice belt)' 사업을 아프리카 14개국과 진행하고 쌀을 직접 원조하는 등 보폭을 넓혀간다. 특히 1960년대 우리나라의 보릿고개를 극복하게 한 '통일벼'를 현지에 맞게 개량한 신품종을 보급하는데 기존 아프리카 품종보다 3~4배 많은 수확량을 달성하는 성과를 냈다.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쌀 협력사업은 중장기적으로 볼 때 민간에도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지금은 국가 또는 공공기관의 신품종 보급 등 국제협력사업이 중심이 되지만 쌀 생산증대에 필수적인 농기계, 비료, 농약 등의 투입재 관련 사업과 수확된 쌀의 도정 및 포장 등을 위한 각종 설비 관련 사업의 국제협력은 민간업체의 참여가 필수다. 민간업체 또한 새로운 수출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아프리카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는데 기업이 개별적으로 진입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국가간 협력사업은 중요한 마중물이 될 수 있다.

쌀의 대륙 아프리카, 보다 많은 관심과 노력으로 꾸준히 다가가야 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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