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경기의 순환 침체론

김성재 미국 퍼먼대 경영학 교수
2025.08.13 02:05
김성재 미국 퍼먼대 경영학 교수

이달 초 미국 노동부는 5월과 6월 신규 고용창출 데이터를 수정발표했다. 당초 노동부는 두 달간 신규고용이 29만여개 증가한 것으로 발표했으나 수정발표에선 고작 3만여개 증가로 축소됐다. 발표 이후 워싱턴 정가가 발칵 뒤집혔다.

그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폭풍 같은 관세정책 시행에도 고용시장은 굳건하게 버틴다는 믿음이 흔들렸다. 무엇보다 큰 충격을 받은 것은 트럼프 자신이다. 이날 트럼프는 물가, 실업률 등 주요 경제지표 발표를 책임지는 노동통계국장을 해임했다.

그와 함께 경제정책 산정의 근간이 되는 경제지표에 대한 신뢰도에도 의심이 더해졌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전임 조 바이든 정부에서도 고용지표는 수차례 수정되면서 신뢰도가 저하했다. 설문조사 방식의 통계작성에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노동부는 당초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신규고용 수치를 발표한 뒤 추가로 취합된 데이터를 분석해 수정치를 발표한다. 추가로 취합분석한 고용데이터에 큰 변동이 있으면 원래 발표치도 수정되기 마련이다.

최근 상호관세 부과는 기업의 투자와 경영계획에 심각한 어려움을 줬다. 트럼프의 관세정책이 이리저리 바뀌고 관세율 확정이 차일피일 미뤄지자 기업은 불확실성으로 인해 채용과 판매전략 수립에 나서지 못하는 형편이었다.

이번 고용데이터 수정 해프닝은 상호관세 불확실성의 또 다른 면이라 볼 수도 있다. 한편 미국의 신규 고용창출이 최근 보지 못했던 수준으로 떨어지자 미국 경기가 곧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도 급격히 늘었다. 여기에 대한 반론은 낮은 실업률이었다.

최근 미국 실업률은 4.2%로 여전히 완전고용 수준에 가깝다. 하지만 실업률이 낮게 유지되는 것은 분자인 실업자 수가 적기 때문이 아니라 분모에 해당하는 경제활동 참여자 수가 줄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힘을 얻는다.

고용시장에 대한 또 다른 견해도 등장했다. AI의 확산과 트럼프 경제정책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미국 경기는 이미 침체상태에 있었다는 분석이다. 다만 침체가 광범위한 지표로 확인되지 않은 것은 산업별로 진행상태가 달랐기 때문이라고 한다.

고금리 지속으로 거래량이 급감한 부동산과 건설업의 침체는 수년 전부터 진행됐다. 저금리로 집값이 급등한 지역부터 주택시장이 냉각됐다. IT분야도 AI의 적용으로 정리해고를 이어간다. 이런 흐름이 지속되면서 해고바람은 금융부문으로도 확산한다.

최근 정리해고가 과거와 다른 점은 제조업 기반 경제에서처럼 모든 산업이 연관돼 동시에 진행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각 산업은 각자의 사이클에 따라 탄력적으로 채용과 해고플랜을 유지한다. 이런 순환침체와 회복은 코로나19 팬데믹에서도 나타났다.

경기가 산업별로 순환침체와 회복을 보인다면 경제의 탄력성과 복원력이 커진다. 관세부과로 인한 고용과 물가충격도 분산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의 관세부과 쇼크로 불확실성이 높아졌지만 곧바로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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