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가데이터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20대 인구가 전년 대비 3.5% 감소했지만 취업자는 4.7% 줄었다. 인구보다 일자리가 더 빨리 줄어드는 '더블 감소' 현상이다. 특히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으로 분류된 청년은 40만8000명, 전체의 7.1%로 통계가 작성된 이래 최고치였다. 구직할 의지는 있으나 기회의 문턱 앞에 선 채 지쳐버린 청년들이다. 학업을 마치고 사회진입을 준비하던 시기의 단절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고용구조의 병목문제다.
대기업 일자리의 순환정체가 그 병목의 중심에 있다. 2024년 기준 대기업의 지속 일자리는 전체의 84.4%에 달하지만 기업의 성장이나 신규 사업으로 만들어진 새 일자리는 4.1%에 불과하다. 기존 인력이 구조적 안정 속에 체류하는 동안 신규 진입경로는 닫혀 있다. 이 정체된 구조가 청년의 기회를 압박한다. 청년 일자리문제는 이동경로가 막힌 구조의 결과다. 취업성공패키지나 직업훈련제가 청년의 단기취업 확률은 높였지만 임금과 만족도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청년들이 대기업이나 공공부문에 몰리는 것도 당연한 결과다. 중소기업의 평균임금은 대기업의 60% 수준이며 근로조건·복지·사회적 인식의 격차가 크다. 첫 직장이 생애소득의 분기점이 된다는 점에서 청년의 선택은 합리적 전략이다. 문제는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이 격차를 고착한다는 점이다. 내부 노동시장은 고용이 견고하고 임금이 근속에 따라 누적되는 반면 외부시장은 이동성과 성장성이 제한된다. 그 결과 청년들은 '경력이 없어서 취업이 안 되고 취업이 안 돼서 경력을 쌓지 못하는' 악순환에 빠진다.
이제 청년을 단순한 지원의 대상으로 보는 시혜적 접근에서 벗어나야 한다. 청년이 실제로 일할 수 있는 구조 자체를 복원하는 것이 우선이다.
첫째, 대기업의 고용 순환성을 높이기 위한 실질적 인센티브를 도입해야 한다. 신규 채용비율을 일정수준 이상 유지한 기업에 법인세 감면이나 연구·개발 세액공제를 제공하고 이를 ESG 평가의 주요 항목으로 반영할 수 있다. 긍정적 유인방식이 강제보다 효과적이다. 둘째, 중소기업 일자리 품질을 실질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임금지원, 주거보조, 복지확충을 결합한 '중소기업 청년고용 패키지'가 필요하다. 독일의 듀얼시스템이나 일본의 중소기업 취업지원 모델처럼 현장체험과 직무숙련을 병행할 수 있는 제도적 통로를 마련해야 한다. 셋째, 새로운 산업영역에서 청년 중심 고용을 전략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인공지능, 콘텐츠, 환경·에너지 등 신산업에 대한 지원을 청년창업·스타트업 생태계와 연계하면 기술정책과 고용정책을 동시에 활성화할 수 있다. 프랑스의 '프렌치테크' 프로그램처럼 정책금융·교육·시장진입 지원이 사다리형으로 연결되는 구조가 유효하다. 넷째, 졸업 이후 '공백의 시간'을 제도적으로 흡수해야 한다. 싱가포르의 스킬스퓨처처럼 직무 재교육과 인턴십을 연계한 '청년 리스킬링 플랫폼'을 통해 학력에서 경력으로 이행을 지원해야 한다. 다섯째, '쉬었음' 청년을 위한 재진입 프로그램을 강화해야 한다. 심리회복, 사회관계 복원, 구직훈련을 통합한 회복형 정책을 설계해 이탈을 낙인이 아닌 재충전의 과정으로 만들어야 한다.
결국 핵심은 순환과 이동성이다. 노동시장의 문은 닫혀 있고 사다리는 끊어졌다. 정부의 훈련·상담 중심 정책만으론 돌파가 어렵다. 근속연수 중심 임금체계, 경직된 고용구조, 대기업 중심 기득권이 동시에 변하지 않는다면 청년정책의 효과는 미미하다. 일할 의지와 노력이 성과와 보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 이동이 가능한 시장을 만드는 것이 공정이며 성장의 전제다. 청년 일자리 위기를 풀기 위해 노동시장 구조개혁이 필요하다. 그것이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