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X(인공지능 대전환) 시대가 일상의 풍경을 바꾸고 있다. 시민들은 원하든 원치 않든 AI(인공지능)가 결합된 서비스를 일상적으로 경험하며, 고성능 AI 도구를 손쉽게 활용하는 환경에 놓여 있다.
대학이 직면한 문제는 명확하다. 'AI 전문 인력을 얼마나 배출할 것인가'라는 질문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본질적인 질문은 '어떻게 모든 학생이 AI와 공존하며 살아갈 최소한의 역량을 갖추게 할 것인가'다. 모든 전공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보편적 AI 역량(문해력) 함양'이 대학 기초 교육의 필수 과제가 돼야 한다. 특히 인문·사회·예술 등 비공학 계열 학생들을 위한 AI 교육의 사각지대는 신속히 해소돼야 한다.
보편적 AI 기본교육은 단순히 '프롬프트를 잘 만들기 위한 수업'을 더 듣게 하는 것이 아니다. AI 모델 및 알고리즘의 편향과 차별, 개인정보와 저작권 문제, 딥페이크와 허위정보 대응, AI 결과물의 신뢰성 검증 능력 등 '인간 중심의 소양'이 교육의 핵심이 돼야 한다. 이러한 토대 위에 전공별 맥락에 맞는 실전 프로젝트 경험이 더해질 때, 학생들은 비로소 'AI를 아는 사람'을 넘어 'AI로 문제를 해결하는 인재'로 거듭날 수 있다.
이를 위해 대학 현장에서는 최소한 세 가지 실천 과제가 선행돼야 한다. 첫째, 인간 중심 사고와 AI 윤리를 다루는 공통 필수 과목을 전국 대학으로 확산해 표준화된 기초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둘째, 대학마다 전공 분야별로 최소 2~4개 이상의 AI 융합 과목을 편성해, 학생들이 자신의 전공 맥락에서 AI를 실질적으로 활용하고 검증하는 경험을 쌓게 해야 한다. 셋째, 캡스톤 디자인이나 현장 실습 등 전공 심화 과정에 책임 있는 AI 활용을 자연스럽게 융합하도록 대학의 교육과정 전반을 재설계해야 한다.
이 모든 변화를 실현할 열쇠는 결국 '교수자의 역량'이다. 교수자 개개인이 '각자 알아서' 변화에 대응하는 방식으로는 교육 혁신을 이룰 수 없다. 유네스코의 '교사용 AI 역량 프레임워크(AI CFT)'가 제시하듯, 교수자 역량도 세부 역량별로 '습득-심화-창조'의 단계적 로드맵에 따라 체계적으로 개발돼야 한다.
여기서 대학별 교수학습센터(CTL)의 역할이 중요하다. CTL은 대학 AI 기본교육을 성공시키기 위한 지원 플랫폼이 돼, AI 기본교육 표준 모듈 개발, 전공별 수업 설계 및 평가 가이드라인 제공, 교수자 단계별 역량 강화 프로그램 운영, 우수 수업 모델 확산 등을 주도해야 한다. CTL은 '교수자–AI–학습자'라는 새로운 역학 관계 재편을 조직적으로 뒷받침할 핵심 기반이다.
교육부가 추진하는 '대학 AI 기본교육과정 개발 지원사업'은 시의적절한 정책적 시도다. 전국의 모든 대학생에게 '의심하고 검증하며 책임 있게 활용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대학에게 주어진 시대적 소명임을 환기한다. 균형 잡힌 AI 교과목 개발과 교수자 역량 강화, 그리고 대학별 지속 가능한 AI 교육지원 생태계 구축이 전국 대학에 신속히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이제 대학의 보편적 AI 기본교육은 선택이 아닌, 사회적 공공재로서 마땅히 제공돼야 할 대학의 새로운 의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