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부동산 안정 위한 핀셋대책 필요하다

머니투데이
2026.06.09 04:00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6.8/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허경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투기 근절 의지를 강력히 내비쳤다. 자본이 부동산에 매여 생산적 역량에 투입되지 못하는 현상을 탈피하겠다는 취임 이후의 일관된 방향성이다. 이 대통령은 구두개입을 통해 폭등 압력을 나름대로 막아왔다고 자평하며 부동산 문제가 민심과 직결된 핵심 의제임을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집값 상승의 주된 원인으로 100% 보증되는 '전세대출'을 지목하며 이를 바로잡는 정상화 과정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매매가가 1억원인데 전세가 1억2000만원인 기형적 구조를 대출로 보증해 주어 사기꾼들에게 기회를 주었다는 것이다. 특히 눈덩이처럼 불어난 민간 부채를 '폭탄 돌리기'에 비유했다.

이러한 위기 인식 아래 정부가 서구 선진국 수준의 부동산 보유세 강화와 중산층 대상의 양질의 공공임대 주택 공급 확대를 아우르는 종합 정책을 7월에 내놓겠다고 했다. 지난 2022~2024년 절반 가까이 줄어든 주택 공급을 만회하기 위해 신축이든 택지개발이든 가리지 않고 속도를 내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방향이 옳더라도 부동산 시장은 작은 규제와 세제 변화에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한다. 전세자금 대출을 일률적으로 옥죄면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들의 주거가 불안해질 수 있다. 집값뿐 아니라 전·월세까지도 오르는 트리플 강세가 나타나고 있는 데서 알 수 있듯 주택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무턱대고 보유세만 높일 경우 그 세금 부담이 임대료 인상이라는 형태로 임차인에게 전가될 위험도 크다.

공공임대주택이나 외곽 택지개발 위주의 공급만으로는 불안을 잠재우기에 역부족이다. 실수요자들이 원하는 도심 내 양질의 주택 갈증을 해소하려면 재개발·재건축 등 획기적인 민간 공급 활성화 대책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사람들은 '내 집'을 원하는 것이지 '남의 집'에서 월세 사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다가오는 7월의 부동산 종합 정책은 이재명 정부 경제 리더십을 평가하는 최대 분수령이 될 것이다. 부동산 규제를 정상화하되 부작용을 최소화하겠다는 경제 청사진이 국민적 공감대를 얻으려면 '투기 공화국 탈피'라는 국가적 명분 못지않게 핀셋처럼 정교하게 다듬어진 실행 방안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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