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채용한 윤희찬 교사가 임용 취소되며 내홍을 겪은 서울교육청이 또 '보은 인사' 논란에 휩싸였다. 조희연 교육감 측 인사들이 3월 1일자로 시교육청 내부부터 산하 조직에까지 줄줄이 임용됐기 때문이다.
이 같은 조처가 민선 교육감 시대에 용인될 수 있는 범위의 일이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비상식적이고 무리한 측근 보은 인사로 교직원의 사기를 떨어뜨린다는 비판도 나온다.
9일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 1일자로 현직 중학교 교사 A씨가 서울시교육연수원 기획평가부 연구관으로 임명됐다. 이는 평교사가 갑자기 교장으로 몇 단계 승진하는 것으로, 교육계에서는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교육연구관은 일반 행정직 공무원 3~5급에 상당하며 교사로 전직할 시 교장 급에 해당하는 직책"이라며 "지난해까지 평교사였던 A씨가 교육연구관으로 '고속 승진'한 것은 예외적인 일"이라고 전했다.
1985년 교직을 시작한 A씨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해직교사 출신으로 전교조 전 서울지부 정보통신국장을 역임했다. 지난해에는 조 교육감이 공약 실천을 위해 구성한 '혁신미래교육추진단' 구성원으로 참여했다. 조 교육감은 추진단을 만들면서 구성원인 13명의 현직 교사를 약 두 달간 교육청에 상근직으로 파견시켰다. 당시 상근직 전원이 전교조 소속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특정 단체 교사들만 100% 파견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A씨가 임용되며 서울시교육연수원의 교육연구관 정원은 2명에서 3명으로 특별히 늘었다. 하지만 시교육청은 현재 본청 및 산하 기관의 정원감축을 추진 중에 있다. 교육계에서 "허리띠를 졸라매자고 해놓고 없는 자리를 만들어내면서까지 무리하게 인사를 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따가운 눈총을 보내는 이유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새로 늘어난 정원은 교원 교육 강화 차원에서 본청 비서실에서 가져온 것이며 A교사에 대한 채용 과정도 공개로 진행됐기 때문에 자격요건 등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A씨와 같은 날 시교육청 상근 청렴시민감사관으로 임명된 오성숙씨에 대해서도 인사 논란이 일고 있다. 오성숙 감사관은 1989년 참교육학부모회를 설립한 후 여성민우회 편집실장,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 회장 등을 역임했다. 2012년 서울시교육감 선거 땐 진보진영 후보단일화 기구인 '2012 민주·진보 서울교육감 후보 추대위원회' 공동대표로 활동한 바 있다.
서울시의회에서는 오 감사관의 업무 규정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김용석 서울시의회 의원(새누리당)은 지난 5일 "오 감사관의 채용이 시교육청 예산 심의·의결 사항과 어긋나며 관련 법령을 위반한 소지가 있다"며 교육청의 해명을 요구했다. '기관제 근로자'인 오 감사관이 시교육청 소속 공익제보센터의 운영 업무까지 담당하는 것이 상위법(시민감사관 운영에 관한 규칙 제3조)에 위배될뿐더러 권력 남용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은 "상근 감사관의 공익제보센터 관리 업무는 센터의 제보를 받는 시민감사관의 일을 지원하는 일에 그치는 정도이므로 상위법과 배치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조 교육감 취임 이후 시교육청의 보은 인사 논란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전교조 출신인 윤희찬 교사는 사학 민주화 유공자로 특별 채용됐지만 SNS에 남긴 발언이 문제가 돼 임용 취소를 통보받았다. 지난달에는 서울좋은교육감시민추진위원회 대변인을 지냈던 권혜진 전 흥사단교육운동본부 사무처장이 이례적으로 공보실 6급 직원에 임용되기도 했다.
지난해 연말엔 조 교육감 선거캠프 법률 자문을 맡았던 이명춘 변호사가 시교육청 감사관에 내정됐지만 직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 변호사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 출신이며 현재 '과거사 사건 부정 수임'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어 대기 발령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