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양에 실패할 가능성은 없는지, 그에 따른 추가 비용은 어떻게 되는지 다 검토돼야 한다."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은 지난 9일 취임 후 첫 공식 인터뷰를 통해 "해수부의 세월호 인양에 대한 기술적 검토 TF(태스크포스) 결과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로 전달되면 국민에게 공론화 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예산의 충당 가능성이나 인양하는데 따르는 모든 위험, 실패 가능성, 그에 따른 추가 비용은 어떻게 되는지 다 검토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인양 목적은 사고의 원인을 규명하고 우리가 찾지 못한 9명의 실종자를 찾기 위함"이라며 "아직 아홉분이 돌아오지 못했다. 가족분들의 마음은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 가능한 빨리 결정하겠다. 국민들이 더 이상 이것 때문에 상처를 받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세월호 인양여부의 최종 결정권한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인 국민안전처 장관에게 있다. 지난 10일 해수부가 기술적으로 세월호 인양이 가능하다고 결론을 내리면서 인양 쪽으로 무게가 쏠리고 있지만 최종 결정과 그에 따른 책임은 박 장관의 어깨에 실려있다. 최소 1000억원 이상으로 예상되는 인양 비용은 국민안전처 연간 예산 이외의 별도의 예산이 책정돼야 하는 상황이다.
박 장관은 "세월호 선박의 무게가 6825t, 그 안에 꺼내지 못하고 같이 인양해야 하는 게 3200t 가량이다. 총무게가 1만t에 달하고 수심도 40~50m에 달해 선체를 끌어올릴 때 쇠사슬 100여개를 연결하는데 들어올리다 그 중 하나가 끊어지면 도미노처럼 다 끊어진다. 제대로 결박이 안돼서 흔들려버리고 조그만 균형을 잘못 잡으면…"이라고 말을 흐렸다.
이어, "현지 해상상태도 유속이 3m, 시계가 30cm다. 50m 낭떠러지에 떨어진 버스를 끄집어 올리기도 힘든데 시계 30cm면 전혀 확보가 안되는 상황인데 그걸(선체를) 또 바로 세워야 한다. 이걸 제대로 안 하면 다 무너지고 흩어져 버릴텐데 그럼 인양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이 모든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월호 1주기를 맞아 돌아본 당시의 문제점에 대해선 초동조치의 미흡함을 지적했다. 박 장관은 "제가 분석해본 바로는 당시 사고 직후 보고된 사항들이 왜곡되거나 지연됐다"며 "초동조치를 잘 하려면 그 사고에 대한 상황보고가 적시에 정확해야 한다. 이걸 극복하기 위해 중앙재난상황실 기능을 전폭적으로 확대 개편했다"고 밝혔다.
이후 달라진 점에 대해선, "안전처 장관이 중대본 본부장을 맡지만 범정부적으로 대처할 때는 국무총리가 본부장을 맡도록 지휘권이 강화됐고 현장지휘도 육상은 소방, 해상은 해경서장이 맡도록 일원화했다"며 "현장 대응체제 역시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안전처는 현장 대응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해상에서는 지난해 12월 중앙해양구조단을 부산에 창설한데 이어 오는 6월까지 서해와 동해에도 창설한다. 육상에서는 중앙119구조단을 지난해 수도권과 영남권에 창설했고 올해는 충청과 강원도를 연계해 한 곳, 그 다음엔 호남권에 창설할 예정이다.
박 장관은 "이 외에도 1차적으로 재난발생 시 대응하는 지자체의 책임과 의무, 그 다음에 중앙수습본부 역할을 하는 중앙부처의 역할과 기능, 책임이 명확해졌고 안전신문고를 비롯해 국민들이 안전에 대해 적극 참여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밝혔다.
올해 처음으로 진행 중인 국가안전대진단에 대해선 "원래 80만건이 진단대상이었는데 최근 강화도 글램핑이나 학교시설 등 사각지대가 발견돼 20만건이 늘어 100만건으로 대상이 늘어났다"며 "올해 처음 해보는 것이라 어느 정도 시행착오도 발견되겠지만 앞으로 보완하면서 매년 진행하면 우리나라 재난안전의 큰 한 축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월호 1주기인 오는 16일 국민안전처 주최로 열리는 재난안전다짐대회가 관변단체 성격의 행사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재난안전기본법 66조1항에 따라 안전의식을 제고하는 '안전의 날' 행사"라며 "진도와 안산, 인천에서 열리는 세월호 희생자 추모행사와는 또 다른 한 축"이라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안전을 위한 지자체 역할과 '시간'의 중요성을 특히 강조했다. 그는 "2007년 태안 앞바다에 기름이 유출됐을 때 실제 유출된 기름을 처리한 것은 지역주민과 자원봉사자, 민간단체였다. 하루 전국에서 150~200건의 화재가 발생하니 인터뷰를 하는 이 순간에도 전국에서 최소 30군데가 불에 타고 소방관들이 목숨을 걸고 불을 끄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안전이 확보되려면 예산과 시간이 필요하지만 아무리 돈을 많이 줘도 시간이 더 필요하다. 생애주기별 맞춤형 안전교육을 통해 머리가 아닌 '세포'가 자동적으로 위험에 반응하려면 최소 한 세대가 지나가야 한다"며 "이 부분은 돈으로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