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성능↑…아주대, 나노 소재 '구멍 크기' 조절 기술 찾았다

경기=이민호 기자
2026.04.13 15:33
아주대 공동 연구팀의 연구 성과를 설명하는 이미지. 두 종류의 고분자를 혼합한 이성분계 고분자 블렌드(그림 왼쪽)의 상분리 현상을 이용해 거대기공과 메조기공이 함께 존재하는 탄소 소재를 합성했다(그림 오른쪽). 오른쪽 그림에서 파란색 실선으로 표시된 영역은 메조기공을 나타내며, 핑크색 점선으로 표시된 영역은 거대기공을 의미한다./사진제공=아주대

아주대학교는 황종국 화학공학과 교수, 이진우 KAIST(한국과학기술원) 생명화학공학과 교수, 진형민 충남대 유기재료공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이 고분자 혼합물의 상분리 현상을 이용해 나노 다공성 소재의 거대기공과 메조기공을 각각 제어하는 합성 전략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대학에 따르면 이번 연구 성과는 크기가 다른 두 종류의 기공을 독립적으로 조절할 수 있어 포타슘이온전지 등 차세대 배터리 소재의 성능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

다공성 소재는 내부의 빈 공간을 활용해 물질을 저장하거나 이동시키는 데 유리해 활성탄, 실리카겔처럼 흡착·분리, 촉매 등에 주로 쓰인다. 1~100nm(나노미터) 크기 수준에서 50nm 이상의 '거대기공'은 물질이 빠르게 이동하는 통로 역할을 하고, 2~50nm 범위의 '메조기공'은 반응이 일어나는 활성 표면 역할을 한다.

이번 연구는 전체적인 구멍의 크기를 바꾸는 것을 넘어, 거대기공과 메조기공의 밸런스를 용도에 맞게 따로따로 설계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냈다는 데 의의가 있다.

기존에는 여러 주형을 단계적으로 사용하는 복잡한 공정을 거쳐야 했고, 두 기공의 크기를 개별적으로 통제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서로 다른 두 고분자를 섞을 때 특정 조건에서 스스로 뼈대를 잡고 정교한 나노 구조를 만드는 '자기조립 현상'을 무기 소재 합성에 결합했다. 기계적으로 구멍을 뚫는 방식이 아니라 물질 스스로 구멍을 형성하도록 유도해 공정을 단순화하면서도 원하는 기공 크기와 화학 조성을 얻어냈다.

연구팀이 이 합성법으로 만든 탄소 소재를 차세대 2차전지인 '포타슘이온전지'(K-ion battery) 음극에 적용한 결과, 높은 에너지 저장 용량과 안정성을 동시에 보였다. 큰 통로와 작은 반응로를 독립적으로 세팅해 이온 이동 경로와 반응 활성 면적을 최적화한 결과다.

황 교수는 "다공성 소재에서 서로 다른 크기의 기공을 독립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새로운 합성 원리를 제시했다"면서 "향후 차세대 나트륨 이온 배터리나 전기화학 촉매, 수처리 필터 소재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교육부 G-LAMP 사업과 한국전력공사 전력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화학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케미칼 엔지니어링 저널'(Chemical Engineering Journal) 4월호에 게재됐으며, 박종윤 아주대 석·박사 통합과정생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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