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3차 감염자가 발생하고 격리·관찰 대상자가 1000명을 넘어서는 등 메르스 공포가 현실화되자 정치권에서 메르스 관련 정보를 공개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여야가 메르스 정보 공개를 한목소리로 촉구함에 따라 전날 '메르스 발병 병원 이름 공개 불가'를 재확인한 보건당국 입장에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어느 병원이냐(를 비롯해) 감염경로, 치료방법 등에 관한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들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급속히 번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민 불안과 불신 해소를 위해 정부는 정보공개에 대한 대책도 재점검해야한다. 필요한 정보는 공개하는 길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국민들 사이에 근거 없는 괴담이 퍼지고 있는데 공기 감염이 되는 것인지 안 되는 것인지, 어느 지역을 피해야 하는지, 국민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서 국민들이 불신의 늪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생각한다"며 효율적 대처를 위한 정보공개를 요청했다.
새누리당의 홍일표·하태경 의원도 메르스 관련 정보공개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나섰다.
홍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메르스, 정보공개 할 때이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하고 "어제 새벽에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메르스 유사증상을 보인 한 환자가 인천 지역 내 한 병원으로 옮겨져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며 "이 소식은 인천시민들 사이에는 파다하다. 어머니들은 자녀들보고 이 병원 근처에도 가지 말라고 하고 있다"고 적었다.
홍 의원은 이어 "이제 정부가 황자 발생 지역과 병원을 공개해야 할 때라고 본다"며 "공개에 따른 부작용도 있겠지만 이러한 우려보다는 국민들이 정확한 정보를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선제적, 적극적 대처를 선택해야만 하는 시점"이라며 "메르스 확산 저지를 위한 가장 실효성 있는 대책은 메르스 관련 병원과 2차 감염자 명단 공개다. 병원과 감염자 명단 공개 때문에 생길 수 있는 문제들은 공공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우선 목표보다 우선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야당 지도부도 메르스에 대한 신속한 정보공개를 요구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워크숍 이틀째인 이날 경기도 양평 가나안농군학교에서 긴급최고위원회를 열고 "메르스 발생 기관 등 투명한 정보공개가 필요하다"며 재난정보시스템의 가동을 요구했다.
문 대표는 "정보가 공개돼야 지자체, 지역별 국공립 병원의 참여 등 지역사회가 공동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전병헌 최고위원도 "이미 10개 병원에서 메르스 확진환자가 거쳐갔다는 게 보도로 나오고 있다. 더 이상 감추고 은폐하는 건 의미가 없게 됐다"면서 "모든 걸 투명히 공개하고 재난정보시스템을 가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새정치연합 메르스 대책특별위원회 소속 김용익 의원은 "메르스 감염 지역은 다 알려져 버렸고 복지부만 비밀에 부치고 있다"며 "의료기관 공개도 다 알려져 있고 부정확한 정보가 괴담수준으로 전국에 퍼져 있다"고 지적했다.
의사 출신이자 예방의학 박사이기도 한 김 의원은 "의료기관을 공개하고 의료기관들이 메르스 환자를 어떻게 진료해야 하는지 다른 환자를 어떻게 보호해야 할지 지침을 전문가에게 만들게 해서 복지부가 이를 공시하고 지킬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첫 메르스 대응 민관합동 긴급 점검회의를 주재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대응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확실하게 점검하고, 현재의 상황, 그리고 대처 방안에 대해서 적극적이고 분명하게 진단을 한 후에 그 내용을 국민들께 알려야 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메르스 사태를 정확히 진단하고 국민에 투명하게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환자 발생지역·병원 공개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보건당국에 따르면 밤 사이 메르스 확진자 수는 5명이 추가돼 총 30명으로 증가했으며 자택과 기관 격리자도 1400여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