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본회의에 참여하지만 국회법 표결에는 불참하기로 했다. 그동안 새누리당의 국회법 표결을 압박해 온 새정치민주연합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박근혜대통령의 국회법 거부권 행사와 새누리당의 표결 불참을 성토하면서도 남은 법안들은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6일 국회에 따르면 이날 예정된 본회의에서 의안 순서상 첫번째 안건인 국회법 개정안 처리와 관련, 새누리당은 참석은 하되 표결에는 불참할 것을 당론으로 정했다. 국회법 개정안 표결에 아예 입장하지 않는 방안을 고심했다가, 입장 후 안건이 상정될 때 퇴장하거나 명패만 수령하고 투표하지 않는 방안 중 의원 각자의 판단에 맡기는 것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새정치연합은 새누리당이 개의 전 회의에 참석해 의결정족수를 채워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이후 표결에 참여할 지 여부는 여당 판단에 맡기더라도 재의결 기본요건을 충족하도록 길을 터줘야 한다는 것이다.
일부 여당 의원의 표결 참석만으로도 당청관계에 상처를 줄 수 있고, 설령 여당이 전원 표결에 불참하더라도 '표결 불참'이라는 '그림'이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야당은 그동안 여당에 '자신들이 통과시킨 법안의 표결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압박해왔다.
이춘석 새정치연합 원내수석부대표가 새누리당의 본회의 입장과 관련 "자기들이 전술적 선택을 어떻게 하느냐에 있다"고 설명하면서도 "시작부터 들어오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새누리당의 방침이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부 이탈표가 생길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실제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은 의원총회 직후 출입기자 메시지를 통해 "표결에 임해 국회법 개정안은 위헌이라는 평소 소신에 따라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극소수를 제외하고 새누리당 의원들의 표결 불참 관측이 우세해 국회법 개정안은 자동폐기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표결이 이뤄지려면 재적의원 과반이 참여해야 하는데 130석의 새정치연합과 5석의 정의당, 기타 무소속 의원들이 연합하더라도 과반 의석에 한참 못미친다.
반면 새누리당은 표결 불참을 기정사실화하면서도 그리스 부채위기를 반면교사 삼아 경제활성화법안이 조속히 처리되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국회법 처리를 두고 청와대와 갈등을 빚어온 원내지도부의 부담을 완화시키고 야당이 법안처리에 응하지 않을 경우 민생을 등한시한다는 역공세를 펼 수 있어서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는 오전 정의화 국회의장을 만나 크라우드펀딩법과 하도급법, 대부업법 등 박근혜정부의 경제활성화법안을 여당 단독으로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유 원내대표는 의원들에게 보내는 문자를 통해 "국회법 개정안 재의 건과 연계돼 있어 우리 당의 본회의 의결정족수 확보가 필수적"이라며 "지역 및 개인 일정을 취소하고 금일 의총과 본회의에 꼭 참석해달라"고 전했다.
친박계(친박근혜 계)는 이날 국회법 개정안이 자동폐기 수순을 밟게 되면 유 원내대표가 자연스런 퇴진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퇴 명분이 충분히 만들어졌다는 판단에서다. 7일로 알려진 유 원내대표의 입장발표가 사퇴를 공식화하는 일정이냐는 추측도 그래서 나온다. 다만 추경안 처리 일정인 20일까지 유 원내대표가 역할을 다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어 사퇴 여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국회법 개정안이 '자동폐기' 되더라도 새정치연합은 법안 처리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법 재의 일정이 정해지면 남은 법안 처리에 임하겠다고 공언해왔기 때문이다. 거부할 경우 '민생을 볼모로 한다'는 역풍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이와 관련 이종걸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새누리당 버릇을 고쳐줘야 한다는 심정이 없지 않겠지만 아무리 섭섭해도 우리는 약속을 지킨다는 뜻이 모아졌으면 좋겠다"며 법안 통과 가능성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