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제법 뺀 '분리입법'에도 野 "파견법도 안돼" 요지부동

정영일 김태은 김세관 기자
2016.01.13 17:40

[the300]당 일각 "불법파견 근절 방안 포함한 대안 요구"

13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발표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2016.1.13/사진=뉴스1

박근혜 대통령이 노동개혁 5법 가운데 기간제법 개정안 처리방침을 전격 철회하며 나머지 노동관계법에 대한 조속한 처리를 당부했지만 법안 처리에는 만만치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야당 측에서 법안 처리에 난색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향후 협상과정이 기존과 같은 평행선을 달리지 않을 가능성은 제기되고 있다. 여야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려온 파견법의 경우 야당 일부에서 불법파견을 근절하는 방안이 포함될 경우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野 "파견법이 최고로 나빠" 처리 불가 입장 고수

더불어민주당은 기간제법을 제외한 노동개혁 4법의 처리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문재인 대표는 13일 국회에서 당 관계자들과 비공개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마치 흥정하듯 '하나 깎아줄게, 하나는 통과시켜 달라'는 것은 안 된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극심한 임금 격차를 해소하는 방안 없이는 비정규직을 늘리는 법에 찬성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 역시 머니투데이 더300과의 통화에서 "기간제법 개정안 한개를 빼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당이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춘석 부대표는 "기간제법과 파견법 두 개를 다 제외하고 나머지 세 개 법안만 논의하는 것이라면 몰라도 하나만 빼던 다섯 개 법안 전부를 논의하던 우리 당이 노동계로부터 받는 데미지(충격)는 같다"고 설명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인 이인영 의원 역시 "파견법이라고 괜찮은 것이 아니다. (법안 처리가) 어려워 보인다"며 "파견법은 기간제법과 우열을 가리기 어렵고 보기에 따라 수 백만까지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파급효과가 있는 제일 나쁜 법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역시 논평을 통해 "파견법은 대법원에서 불법파견으로 확정 판결된 현대차의 파견노동자를 합법적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라며 "파견노동자를 비약적으로 늘리겠다는 비정규직 확대법으로 대통령이 최고로 나쁜 법을 가장 먼저 통과시켜달라는 것에는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朴대통령 "기간제법 분리해서라도 노동개혁법 처리해야"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단화를 통해 노동개혁 5법 가운데 비정규직 기간을 2년 연장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기간제법) 개정안 처리 방침을 철회했다. 대신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 개정안을 비롯한 나머지 노동개혁 4법은 조속히 통과시켜줄 것을 국회와 노동계에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일하고 싶어 하는 국민들을 위해, 그리고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이 절박하게 호소하는 경제활성화법과 노동개혁 4법을 1월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해 줘야 한다"며 "이번에도 통과시켜주지 않고 계속 방치한다면 국회는 '국민을 대신하는 민의의 전당이 아닌 개인의 정치를 추구한다'는 비판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 일부 "불법파견 근절방안 포함될 경우 논의 가능"

야당 일각에서는 그러나 불법파견을 근절하는 방안이 포함된 대안이 제시될 경우 파견법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도 나오고 있다. 다만 이같은 방안은 재계와 정부 여당 측에서 반발할 가능성이 커 쉽게 논의의 진전을 이루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목희 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과 만나 "기간제법을 뒤로 미룬 것은 어쩄든 정부의 태도가 진전된 것"이라며 "파견법 내용이 엄청나기 때문에 지금 원안대로 하는 것은 안되고 내용을 크게 바꾸는, 수정이라기보다는 변용 수준의 대안을 가져오면 검토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목희 의장은 구체적인 대안의 방향을 묻는 질문에는 "협상장에서 새누리당에 제안해놓은 것이 있다"며 "'지금 이렇게 엄청난 일을 벌이면 안된다''이거는 안되니까 다시 방향을 바꿔서 만들어와라' 이런 것을 얘기해놓은 것이 있다"고 밝혔다.

당 소속 국회 환노위 법안소위 위원인 은수미 의원은 법안논의에 불법파견 근절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은 의원은 "다른 나라에서 파견이 허용되는 이유는 불법파견이 없기 때문"이라며 "우리나라의 경우 불법파견이 음성적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이것을 양성화시켜줄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은 의원은 "지하경제를 그냥 활성화 시켜줄 순 없는 것 아닌가"라며 "그것을 잡을 방법을 동시에 가져오지 않으면 현재로서는 곤란하다 지금 불법파견을 어떻게 잡을 것인지 초점을 맞춰달라고 (이목희 의장에게) 얘기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