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朴 대국민담화서 "기간제법 처리유보…파견법은 받아달라"

박근혜 대통령이 노동개혁 핵심 쟁점 중 하나인 기간제법 처리 유보 의사를 밝히면서 '노동개혁 5대법안'의 분할입법 가능성이 높아졌다. 야당은 여전히 반발하고 있지만 추후 협상에 따라 노동개혁 4대입법의 극적 통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박대통령은 13일 대국민담화를 통해 "기간제법은 중장기 검토할 수 있으니 파견법은 받아달라"며 "노동개혁 시기를 놓친다면 국회는 국민의 정치가 아닌 개인의 정치만 추구한다는 비판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리고 밝혔다.
기간제법은 노동개혁 5대입법(기간제법·파견법·근로기준법·고용보험법·산재보험법) 중 파견법과 함께 이른바 '비정규직법'으로 분류되는 최대 쟁점안이다. 종전 2년인 비정규직 계약기간을 2년 늘리는 2+2 도입이 핵심이다.
정부 여당은 이를 통해 비정규직 근로조건을 개선할 수 있고, 중장기적으로 정규직 전환 비율도 높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야당과 노동계는 비정규직 기간연장은 비정규직 양산을 의미한다며 강하게 반발해 왔다.
비정규직법에 대해 여야가 접점을 찾지 못하며 노동개혁 5대 입법은 좌초 위기를 맞은 상태였다. 하지만 대통령이 기간제법 처리를 유보하고 파견법만을 상정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노동개혁은 5대입법이 아닌 4대입법의 형태로 다시 국회 문을 두드릴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
파견법은 전체 제조업의 10%에 해당하는 뿌리산업까지 파견을 허용하는 내용이다. 법이 통과되면 현재 제한돼 있는 파견 가능 사유가 늘어난다. 노동계는 이 역시 비정규직 파견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정부는 불법파견에 대한 판단기준을 법제화 해 문제의 소지를 없앤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기간제법 처리를 중장기과제로 돌린다면 노동개혁 4법의 통과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여당이 대통령의 의중대로 분할입법을 추진한다면 야당을 다시 한 번 대화 테이블로 끌어낼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야당은 나머지 파견법에 대해 여전히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기간제법을 중장기 과제로 돌린 것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파견법에 대해서도 우리당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파견법은 대법원에서 불법파견으로 확정 판결된 현대차의 파견노동자를 합법적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으로 재벌·대기업이 가장 원하는 법"이라고 규정했다.
독자들의 PICK!
한편 노동계의 속내는 복잡하다. 노동계는 기간제법 내 2+2 조항에는 반대했지만 국민 생명 안전과 직결되는 업종에 비정규직 고용을 금지하는 조항 등에 대해서는 일부 산별노조가 이미 강한 찬성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기간제법이 5대입법에서 제외된다 해도 노동계에 꼭 당근으로 작용하리라는 보장은 없다"며 "일방적인 노동개혁 추진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게 노동계의 의지"라고 말했다.
재계를 대표하는 경총은 논평을 통해 "야당이 이마저도 수용하지 않는다면 노동개혁 의지가 전혀 없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국회는 국민의 여망과 대통령의 당부를 가벼이 여기지 말고 대승적 차원에서 법안을 통과시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