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갓길 일문일답]반기문 "특정 정파·정당에 힘 실어줄 계획없어"

이건희 기자
2017.02.01 23:27

[the300]"내가 할 수 없으면 다른 사람에 기회 줘야…인격말살 용납안돼"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대선불출마를 선언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1일 오후 서울 동작구 사당동 자택입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오늘 아침에 아내하고 심각하게 논의하고 제가 다른 사람한테 기회를 주는게 낫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것이다"라고 말했다.017.02.01. suncho21@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불출마를 재고할 가능성은 없다"고 못 박았다. 불출마 선언 이유에 대해선 "다른 사람에게 기회를 주는게 낫겠다 생각해 결심한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서는 "(특정)정파나 정당에 힘을 실어줄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다음은 1일 서울 사당동 자택 귀갓길에서 만난 반 전 총장과의 일문일답.

-불출마 선언 후 어떤 분들이랑 어떤 말씀 나눴나.

▶오늘 저녁에 캠프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감사를 표했다. 불철주야 정열적으로 저를 위해 일해준 분들이다. 내가 부족해서 불출마 결정을 아무하고도 얘기하지 않았다. 저 혼자 아침에 아내하고 결정했다. 이도운 대변인은 내가 정론관 브리핑석에 올라갈때까지도 몰랐다. 불출마 선언문은 내가 직접 썼다. 그런 점에선 미안하게 생각한다. 그간 저를 도와준 정치권이나 또 학계, 외교계, 그런 분들한테 아마 수십명 제가 전화한 것 같다. 지금도 오가다 전화하며 감사를 표명했다.

어떤 분들은 상당히 실망하고 좌절했을거다. 또 어떤 분들은 불가피한 결정이니 존중하겠다하고 어떤 분들은 도저히 있을 수 없다고 한다. 불출마를 재고하라는 분도 있다. 하지만 재고 가능성은 없다. 모든 분들 고맙게 생각한다. 일부 언론인들한테 말씀드렸지만 저는 사실 정치권도 만나보고, 일반 시민도 만나보고 계획된 일정에서 일반 시민들하고도 대화했다. 저를 제일 감동한건 제가 가는 곳마다 많은 사람들이 나를 걱정하는거였다. 꼭 나라를 살려주십시오. 잘해주십시오. 이런 말씀에 힘을 얻었다.

협치, 소통 이런 것에 관해 제가 사실 10년간 유엔사무총장으로서 한 일이어서 대한민국 어떤 지도자보다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벽이 높았다. 모두들 계산하는 것 같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안하더라. 그러면서 시간이 흘러갔고 제가 능력의 한계가 있다는 걸 느꼈다. 내가 할 수 없다면 다른 분이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하는 것 아닌가. 잡고 있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소박한 결정이고 소박하게 시작해서 소박하게 끝난 것이다. 하지만 제가 권력욕이 아주 강해서 '이걸 평생 하겠다' 이런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참 순수하게 소박하게 제가 한 번 시도를 해 본 건데 완전히 인격말살을 당했고 그건 용납이 안된다. 저는 평생 제가 남의 모범이 되겠다고 살아온 사람이다. 이제까지 평생을...

-다른 분에게 힘을 실어준다거나 이런 행보 대해 관심이 많다.

▶제가 다른 분의 어떤 정파나 정당에 힘을 실어줄 계획은 없다. 다만 어떤 사람이 어떤 자리를 차지하면서 남의 기회를 막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다. 일찌감치 결정하는 게 낫겠다 생각했다. 여러분 저하고 여러가지 다니면서 고생도 많이 하셨다. 지나고보니 생각이 부족했던 것 같다. 여러분 편의도 제공하고, 여러분 고생 많이하신 것 같다. 나중에 듣고보니 고생 많았다. 유엔 사무총장을 하면서 일정 하루에 20개씩 일정을 소화했다. 그렇지 않으면 일 할 수 없다. 저한테 많은 분들이 하루 한 메시지만 하라고 하는데 전 그렇게 할 수 없었다. 가급적 많은 사람을 만나고 많은 곳 가보고 하려고 했다. 이런 것이 현실하고 많은 괴리가 있었다고 느낀다.

-차기 대선주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저는 정파나 정당적 이해관계가 하나도 없다. 개인이 봐서 지난 10년간 유엔사무총장으로서 바깥에서 봤을 때 대한민국이 어떻게 가야겠느냐, 개인 스스로를 접고 말씀드린 것이다. 저는 소속이 된 데가 없고 제 나름대로 아주 순수하게 대한민국이 이래선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협치도 하고, 대통합도 하고 대타협도 해야되겠다는 점에서 말씀드린 것이다. 제가 정당의 이익을 대변한 것이 하나도 없다. 오로지 70여년 평생, 46년간 공직생활을 하면서 특히 지난 10년 유엔 사무총장하면서 느끼고 보고 제가 실천한 것을 (우리나라)여기서 한 번 해보겠다는 순수한 심정에서 나온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다. 꼭 정치뿐만이 아니라 제가 다른 면으로 기여할 게 많다고 생각한다.

-입당이나 다른 후보 지지선언은 없는 것인가.

▶저는 당적이 없는 사람이다. 저는 부담이나 신세를 진 적이 없고 인연이 없다. 제 나름대로 개인으로서, 전직 유엔사무총장으로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사회 원로로서 제가 할 일이 많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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