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연구·개발한다며 사업비 '먹튀'…연구소기업 이미지 먹칠

김평화 기자
2018.10.26 15:38

[the300]노웅래 과방위원장 "연구소기업 등록·관리 철저히 이뤄져야"

2018.09.05 노웅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인터뷰

#자동차 부품제조 연구소기업 D사. 정전 극세사와 금속필터를 쓴 차량용 필터 사업을 추진하던 회사다. D사는 2014년 11월부터 2년간 정부로부터 총 2억5800만원을 지원받았다. 하지만 D사는 정부에 매년 제출해야 하는 연차보고서를 내지도 않았고 연차평가에 참석하지도 않았다. 현장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D사는 자체적으로 연구를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지원금을 전액 환수하기로 결정했지만 돈을 돌려받지 못해 채권추심을 진행중이다.

#반도체 부품·장비 업종 연구소기업 K사 역시 정부출연금 2억5800만원을 지원받았다. CVD 클리닝 종점감지 기술을 상용화한다는 명목이었다. 하지만 K사는 이 지원금을 해당 사업 연구가 아닌 기업 운영비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전액 환수를 결정했지만 아직 돌려받지 못했다.

연구소기업은 정부출연연구기관·전문생산기술연구소·대학 등 공공 연구기관이 개발 기술 사업화를 목적으로 설립 자본금 20% 이상 출자하는 회사를 말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육성·지원하는 회사다. D사와 K사는 모두 대전시 유성구 연구개발특구에 자리잡은 연구소기업이다. D사는 한국기계연구원, K사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각각 설립했다.

기술개발을 명목으로 정부 지원금을 수억원씩 받지만 등록을 취소하고 연구를 중단하더라도 지원금이 제대로 회수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노웅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1년 이후 등록을 취소한 연구소기업은 총 57개다. 이 중 7개 연구소기업은 '불성실 연구중단' 사례로 분류됐다. 회사별로 수억원씩 정부출연금을 받아 연구 외 목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1년 이후 총 57개 연구소기업이 등록을 취소했는데 이 중 7개 회사가 연구를 중단하고 자금을 유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양심 불량' 연구소기업이란 지적이다.

D사와 K사를 포함한 7개 연구소기업이 받아간 정부출연금은 총 16억3800만원에 달했다. 이 중 환수가 결정된 금액은 약 10억원. 하지만 정부는 이 중 5억6700만원을 아직까지 돌려받지 못했다. 세제감면 혜택까지 감안하면 지원에 따른 손실 규모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노웅래 위원장은 "연구소기업 제도 자체의 실패가 문제가 아니라, 몇몇 양심 불량 연구소기업이 미꾸라지처럼 흙탕물을 흐리고 있다"며 "국민 혈세가 지속적으로 투입되고 있는 만큼 연구소기업의 등록부터 관리까지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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