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민청원은 낮은 문턱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내용, 등록에 제한이 거의 없어 참여가 활발해졌고 여론 형성에 기여했다. 이런 특징은 '양날의 검'이다. "연예인 사형" "아이돌그룹 해체" 등 무분별한 청원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여론도 높아졌다. 우리보다 앞서 온라인 청원제도를 도입한 미국의 사례가 주목된다.
◇美 서명 150명 넘겨야 온라인 청원 공개= 미국 백악관은 2011년부터 '위더피플(We the people)'이라는 온라인 청원사이트를 운영했다. 30일간 1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백악관의 응답 의무가 발생한다. 그러나 무분별한 청원을 방지하는 여러 방지턱이 있다.
'위더피플'은 청원을 남겨도 곧바로 게시물이 공개되지 않는다. 대신 청원자는 자신의 메일로 청원에 서명이 가능한 링크를 받는다. 이 링크를 주변인에게 보내거나 자신의 SNS에 올려 서명을 받을 수 있다. 청원은 비공개 상태에서 150명의 서명을 받아야만 '위더피플'에 공개된다. 150명의 청원을 넘기더라도 '위더피플'의 게시 원칙에 저촉되는 청원은 삭제될 수 있다. 우리나라 국민청원은 글을 남기는 즉시 게시판에 글이 공개된다.
독일 연방하원은 2005년부터 e-청원이라는 온라인 청원제도를 운용해오고 있다. 청원은 비공개로도 진행할 수 있다. 청원위원회가 온라인 청원의 내용 전반을 관리한다. 위원회는 청원 내용이 공공목적을 가진 경우에만 e-청원으로 인정한다. 과거 유사한 청원이 있었거나 제안이 명백하게 성공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 위원회가 청원을 거부할 수 있다. 청원위원회는 국회 상임위와 같이 각 원내정당에서 의석 비율에 따라 구성한다.
◇청원 공개방식 개선하고 답변 거부 요건 신설해야= 국회 입법조사처는 지난 16일 '미국의 '위더피플' 사례를 통해 살펴본 청와대 국민청원의 개선방안' 보고서를 통해 청원 공개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정한 기준을 충족시킨 다음 게시물을 공개하라는 것이다.
이어 답변 거부 요건을 신설해서 삼권분립 등에 반하는 청원내용은 답변을 거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청와대는 20만 기준이 안돼도 국민이 원하는 내용이면 답변할 수 있도록 했다. 반면 법원이나 재판 관련 등 삼권분립 원칙에 맞지 않는 청원의 경우 대응과정에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처럼 불필요한 오해를 없애기 위해서라도 구체적으로 답변 거부 요건을 신설해야 한다는 주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