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이 일본 수출규제 조치에 대한 대응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 개정에 나선다. ‘이중 규제’로 지적돼온 장외영향평가와 위해관리계획 제도 통합이 골자다. 다만 국민 건강을 우려해 화관법 유예기간 연장은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2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에 따르면 환노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한정애 의원은 이같은 내용의 화관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다. 환경부와 협의를 거쳐 세부 사항을 확정하고 9월 정기국회 때 논의한다.
개정안에 따르면 현행법상 별도 제출하는 위해관리계획서와 장외영향평가서를 화학사고관리계획서로 합친다. 화관법상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을 설치·운영하는 사업장은 지역 주민과 환경 등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 장외영향평가서를 환경부에 제출해야 한다.
또 사고대비물질을 특정량 이상 취급하는 소재·부품 개발 기업들은 5년마다 위해관리계획서를 따로 작성해 냈다. 설비를 증설하거나 신설하는 경우에도 두 개 문서를 별도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위해관리계획서와 장외영향평가서의 핵심사항 중 약 90%가 중복되기 때문에 별도의 문서 제출이 기업에 부담을 준다는 지적이 이어져왔다.
이로써 전국 사고대비물질 취급 사업장 1600여곳이 이번 정책의 혜택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적인 일본 수출규제 품목인 불화수소 사업장이 대표적이다. 화학물질관리법 시행규칙은 불화수소 등 97개 물질을 사고대비물질로 규정한다.
당정은 그러나 일부 업계가 요구했던 화관법 유예기간 연장은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일부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에 5년간 유예기간을 부여한 상황에서, 법 시행을 재차 늦추면 지역 주민과 근로자의 안전 위협 우려가 높아지고 입법 취지가 무색해진다는 설명이다.
화관법은 2015년초 전면 개정된 후 2014년말 이전부터 운영되던 일부 시설에 5년의 유예기간을 부여했다. 이로써 내년초부터 모든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에 화관법이 적용된다.
한정애 의원은 “소재·부품 연구개발에 매진하는 중소기업을 위한 규제 합리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유해화학물질 사고로부터 근로자 건강을 지키고 국민 피해를 최소화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