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표 '교량국가', 아세안도 공감대…'신남방 2.0' 레벨업

부산=최경민 기자
2019.11.27 04:30

[the300]'평화와 번영의 공동체' 비전…업무오찬 주제도 '한반도 평화'

[부산=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가 26일 오후 부산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2019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공동 언론발표를 한 후 손을 잡고 있다. 2019.11.26. since1999@newsis.com

"사람 중심의 평화와 번영의 공동체 구축"

25~26일 부산에서 진행된 한-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특별정상회의를 마무리하며 채택된 공동비전과 관련해 청와대는 이같이 설명했다. 경제협력을 기반으로 한 '번영'에 '평화'를 더해야만 신남방정책의 성공이 가능하다는 뜻이 담겼다.

경제 동반자관계 강화와 함께 '평화로운 지역 구축'이 협력과제로 명시됐다. 평화 구축의 핵심은 역시 한반도다. 이날 공동의장 성명에도 '한반도 문제해결을 위한 전쟁 불용, 상호 안전보장, 공동번영의 3대 원칙'이 포함됐다.

3대 원칙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 유엔총회에서 천명한 것이다. 서로의 안전을 보장하고, 남북 평화경제와 신남방·신북방정책을 연계하는 것을 통해 완전한 종전을 이루겠다는 비전. 여기에 아세안 국가들이 지지를 표명한 것이다.

이날 문 대통령과 아세안 정상들이 함께 한 업무오찬의 의제는 아예 '한반도 평화'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업무오찬은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는 처음으로 한반도 문제만 논의하기 위한 별도 세션으로 개최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아세안 국가들에게 있어서도 한반도 평화가 중요한 이슈다. 지난 두 차례의 북미 정상회담은 모두 아세안(싱가포르·베트남)에서 개최됐다. 이번 특별정상회의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초청하자고 제안한 것 역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었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은 북한이 유일하게 참여하고 있는 역내 다자안보협의체다.

아세안에 있어 한반도 평화는 기회로 인식될 수 있다. 아세안 10개국은 모두 북한과 외교관계를 갖고 있다. 외교 영향력 강화를 통해 아세안의 국제적 위상을 격상시킬 수 있는 계기다. 무엇보다 개발도상국 위주의 아세안이 '평화 한반도'를 거칠 경우 더 큰 시장과 교류할 수 있다.

우리 입장에서도 한반도 평화를 통해 교량국가를 구성한다면 유라시아와 아세안, 더 나아가 인도까지 잇는 리더십을 구축할 수 있다. 한반도 평화는 한국과 아세안이 경제적으로 '윈-윈'할 수 있는 길인 셈이다.

문 대통령은 이번 특별정상회의를 계기로 아세안과 단순 경제협력 관계를 뛰어 넘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청와대는 곧 '신남방정책 2.0' 구상 마련에 착수한다. 아세안과 외교관계를 쌓아온 지난 30년을 평가하면서, 동시에 앞으로 30년에 대한 비전을 밝힐 것인데 여기에 교량국가 비전을 더할 게 유력하다.

신남방정책의 '레벨업'이다. 신남방정책은 2020년까지 한-아세안 교역규모 2000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했다. '2.0'의 경우 교역확대는 물론,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아시아 평화·경제 공동체에 대한 전략이 포함될 것으로 관측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특별정상회의에서 "아세안과 한국이 이곳 부산에서 하나의 공동체로 거듭나길 희망한다"며 "한-아세안이 하나로 뭉친다면, 새로운 도전을 얼마든지 성공으로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

공동언론발표에서는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이 동남아시아 안보와 연계되어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며 "역내 평화 구축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국은 아세안과 더욱 풍요롭고 평화로운 미래를 함께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에 이어 아세안과 경제교류 확대에 대한 강한 의지 역시 피력했다. 스타트업 서밋에서는 "유니콘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도록 한-아세안 11개국이 하나가 된 스타트업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함께 스타트업을 일으키고 세계 경제를 선도하자"며 한-아세안 스타트업 장관회의 구성의 뜻을 밝혔다.

미얀마의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과의 정상회담에서는 지난 9월 논의했던 '한-미얀마 경제협력 산업단지' 사업의 후속 조치를 위한 협조를 약속했다. 수산협력 양해각서(MOU) 체결을 통해 수산양식 분야 협력 기반도 마련했다. 통룬 시술릿 라오스 총리와는 △인프라 구축 △내륙 항만(dry port) 분야 협력 △인적 역량 강화 지원 등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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