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이종섭 국방부 장관 후보자(예비역 육군 중장)가 2008년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협상 당시 벌어진 '소고기 파동' 사태의 배후를 '반미세력의 무차별적인 유언비어'라고 비판한 논문을 2년 전 작성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통'으로 평가받는 이 후보자는 북한 비핵화 협상 등 국방 현안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반한?반미 정서 확산을 막는 한미 상호 간 갈등 관리에 주의를 기울일 방침인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이 후보자가 2020년 한국군사학회에 투고한 '한미동맹 강화를 위한 정책방향'에는 "국내 정치적 요인으로서 반미감정의 촉발 또는 확산을 방지하는 노력은 동맹 발전을 위한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주장이 실렸다. 이 후보자는 △2002년 주한미군 훈련 차량에 의한 여중생 사망사고 △2003년 이라크 파병 결정 △2008년 FTA 협상 △2016년 주한미군 사드 배치 등을 거론하며 "반미구호, 특히 주한미군 철수 등 한미동맹을 훼손하는 수준의 주장들이 확산됐고, 이는 반미 세력들에 의한 것으로 이해된다"고 했다.
특히 소고기 파동에 대해서는 "소고기 파동이 그렇게 심각해진 원인은 반미 세력들의 무책임한 유언비어 확산이 가장 큰 이유"라고 주장했다. 미국 조야의 반응에 대해서는 "이런 분위기가 워싱턴으로 전달돼 우려의 소리와 반한여론이 형성됐다"고 했다.
또 이 후보자는 한미동맹을 '공공재'로 규정하는 한편 "주한미군을 위한 비용 분담, 방위역할 분담, 자율성 제한, 책임분담 등 다양한 형태의 비용을 인식·부담하는 과정에서 상호 신뢰를 제고하고 한미동맹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썼다.
이 후보자는 해당 논문 내용처럼 상호신뢰, 반한·반미 감정 등 갈등관리에 주의를 기울일 것인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으로부터 질의를 받고 "그렇게 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 후보자는 논문에서 반미감정 확산 시나리오도 언급했다. "북한 비핵화에 실패하고 남북관계가 다시 경색될 경우, 실패의 원인이 무엇인지 논하게 되고 그 원인이 미국 정부의 강경파, 한미동맹 또는 주한미군 주둔 때문이라는 여론이 촉발될 개연성이 있다"고 했다. 미군기지 이전 문제'를 두고 정부가 불필요하게 반미감정을 촉발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주장도 펼쳤다. "미군 부대 때문에 그동안 개발이 되지 못했는데 이제야 서울시민의 숙원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는 식의, 앓고 있던 이를 뺀 것처럼 생각한다는 인식을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미국·주한미군을 향해서는 "대국민 설명 시 표현, 특히 용어선정 등에 유의하면서 민감한 사안에 대한 설명은 한 측 공보담당관과 함께 협의 하에 발표하는 게 바람직"이라고 썼다.
이 후보자는 2004년 참여정부 당시 윤광웅 전 국방부 장관(해군 중장 출신) 임명 이후 18년 만에 처음 나온 '중장 출신 국방부 장관 후보자'다. 대령 때 이명박 정부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에서 일했고 준장으로 진급해 국방부 정책기획차장을 지냈다. 박근혜 정부 때 중장으로 진급하면서 제7기동군단장을 맡은 뒤 문재인 정부에서 합참 차장을 지내고 전역했다. 미국 테네시대에서 '한-미동맹과 방위비 분담'을 주제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육군사관학교 40기(1980년 입교)이며 경북 영천 출신이다. 한 예비역 장성은 이 후보자에 대해 "부하들의 말을 귀담아 듣는 편으로 독단적이지 않고 합리적"이라며 "육군만이 아니라 타군에 대한 이해도 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