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을 맞아 한목소리로 '한미동맹 강화'를 강조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한미동맹의 발전을 위해 앞으로도 꾸준히 실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한미동맹의 다음 장을 열어나가기를 고대한다"고 했다.
조용술 국민의힘 대변인은 21일 논평을 통해 "한미동맹은 1953년 10월1일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시작으로 70년 넘는 세월 동안 양국이 신뢰로 쌓아 올린 소중한 결과물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한미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하는 방미단을 파견했다"며 "지금은 어느 때보다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외부 위협을 지혜롭게 극복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SNS에 "향후 한미동맹을 더욱 굳건히 하고 우호 협력을 통해 새로운 번영의 시대를 열기를 기원한다"며 "트럼프 집권을 위기로만 볼 수 없다. 트럼프 정부가 중국에 대한 고율 관세 등 중국 봉쇄를 추진하면서 그간 각 분야에서 한국을 맹렬히 추격해 온 중국을 따돌릴 시간을 벌게 된 것은 커다란 기회"라고 적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학연을 강조하기도 했다. 안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 두 분 모두 저와 펜실베이니아 대학 동문"이라며 "트럼프 1기 취임 직후에 제가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경영대학원인 와튼스쿨 출신이라고 소개했더니 트럼프 대통령이 '와튼 출신은 모두 천재'라며 활짝 웃으며 엄지를 치켜세우던 모습이 떠오른다"고 했다.
민주당도 트럼프 대통령 취임을 축하하며 한미동맹을 강조했다. 염승열 민주당 외신대변인은 지난 20일 밤 서면 브리핑을 통해 "수십년 동안 한미동맹은 굳건한 협력, 상호 방위, 그리고 공동 번영의 관계로 이어져 왔다"며 "우리의 동맹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초석이며, 변치 않는 우정을 상징한다. 우리는 함께 전세계적 도전에 맞서며 자유와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켜왔다"고 했다.
염 대변인은 "양국 간 지속적인 협력을 기대하며, 한미동맹의 다음 장을 열어나가기를 고대한다"며 "한미 간 유대는 앞으로도 계속 굳건할 것이며, 우리의 동맹은 앞으로 다가올 수년간 계속 번창할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전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으로 대전환 시대의 막이 오른다.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관계에서도 새로운 도전과 기회가 공존할 것으로 생각된다"며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새로운 변화에 맞는 외교·안보 및 통상 전략을 마련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전현희·김병주·이언주 등 민주당 최고위원들도 "한미동맹을 공고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민주당은 21일 '한미동맹 지지 결의안'도 발의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뉴클리어 파워'(nuclear power)라며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표현한 것과 관련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조셉 윤 주한미국대사대리와의 접견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당 입장에서는 굉장히 유감스럽다. (다만) 그게 공식적인 (미국) 정부 입장인지, 그냥 얘기한 것에 불과한 것인지(는 두고봐야 한다)"며 "아직 정책 전환을 의미하는 건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권 위원장은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 지명자도 비슷한 얘기를 했던 것으로 아는데 우리 외교, 국방부 이쪽이 더 잘 알고 있겠지만 (미국의 대북 정책 전환을 의미하지는) 않을 수도 있다고 본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나는 그(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친절했다. 그는 나를 좋아했고 나도 그를 좋아했다"며 "뉴클리어 파워"라고 말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 지명자도 북한에 대해 "뉴클리어 파워"라고 했다.
다만 '뉴클리어 파워'가 정식 핵보유국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해석도 나온다.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북핵협상과장 등을 지낸 김건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YTN '뉴스파이팅 김영수입니다'에 출연해 '헤그세스 국방장관 지명자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지칭해 논란'이라는 질문에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국제사회에서 핵보유국이라는 표현은 '뉴클리어 웨폰 스테이트(Nuclear Weapon States)'라는 용어를 쓴다"며 "헤그세스 지명자가 쓴 표현은 '뉴클리어 파워'"라고 했다.
여당 일각에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대한 한국의 대응을 촉구하며 민주당을 향해 비판을 내놓기도 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여당 간사인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좋건 싫건 2기 트럼프 세계질서에 적응하지 못하면 우리는 도태될 것"이라며 "피고인 이재명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국정을 마비시키고 야당발 반시장 법안이 난무하는 나라는 상응하는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은 자체적으로 방미 의원단을 꾸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을 만날 계획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병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한미동맹 지지 결의안 발의'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요즘 비상시국이다 보니 여러 가지가 제한되는데, 구정(설)이 지나고 나서는 트럼프 행정부와 민주당 차원에서 여러 가지 다양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