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합돌봄 관련 법 개정과 비급여 보장 손질안 등 정부·국회의 보건의료 정책과 입법 논의를 두고 의료계 반발이 거세다. 이해관계가 얽히며 이견이 지속되는 가운데 당분간 현안에 대한 대립 구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5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료기사법 개정과 관리급여 적용 등 최근 정부·국회의 제도 개선 방향성을 두고 의사단체의 반발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정책 결정과 의료 현장 내 수용가능성 사이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갈등이 지속되는 분위기다.
현재 정부·여당은 재택의료 확대를 골자로 한 의료기사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물리치료사·치과위생사 등 의료기사의 업무 범위를 넓혀 '병원 밖' 서비스 제공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단 취지다. 정부 수정안이 지난 1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 단건 상정돼 논의됐지만 의사단체 반발과 여야 간 이견으로 끝내 보류됐다. 수정안엔 '의료기관에 소속된 의료기사'에 한해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고, 응급상황 조치 의무 등 불이행 시 과태료 500만원을 부과한단 내용이 담겼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은 소위 논의 당일 궐기대회에서 "의사·치과의사의 직접적 관여가 불가능한 원외에서 의료기사가 단독 업무 중 사고가 나면 관련 책임소재가 불분명해진다"며 "책임 구조를 해체하는 개정안은 보건의료체계 붕괴를 부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해당 안에 대해선 여야 의원들 사이에서도 날 선 공방이 이어진다. 복지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21일 성명서에서 "국민의힘 복지위원들이 입법을 방해하고 있다"며 "의료기사법 개정은 통합돌봄 시행을 위해 꼭 필요함에도 김미애·서명옥 의원이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미애 의원과 서명옥 의원은 "민주당이 의도적으로 정치공세를 펴고 있다"며 "현장 (의료)전문가들과의 충분한 숙의를 통한 책임 있는 정부 대안이 필요하다"고 맞받았다.
당장 오는 7월부터 적용되는 도수치료의 관리급여 전환을 두고도 의사단체는 1회당 4만원대의 낮은 수가에 따른 적정 진료 위축과 진료 자율성 제한 등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체외충격파에 대해서도 정부가 관리급여 전환 움직임을 보이자, 의협 실손보험대책위원회 등은 금융감독원 등과 협의해 치료 횟수를 연 12회(부위별 최대 6회)로 제한하는 지침안을 마련했다. 체외충격파까지 관리급여로 통제되는 것을 막기 위해 내놓은 자율 규제안이다. 의협은 오는 27일 '관리급여 강행 거부' 목적의 기자회견을 열고 비급여 관리 강화에 대한 반대 의사를 재차 피력하겠단 입장이다.
한편 의사 처방전에 의약품명 대신 '주성분명 기재'를 의무화하는 약사법 개정안도 의료계 반대에 부딪혀 국회에 계류 중이다. 개정안 통과 시 약사는 동일 성분의 제품 중 공급할 수 있는 의약품을 선택할 수 있다. 의협은 법안을 강행할 경우 의약분업 제도의 백지화까지 불사하겠단 입장이다. 의협은 앞서 지난 3월 국회에서 궐기대회를 열고 "약국 재고 상황에 따른 의약품 선택은 환자 안전을 위협하고 처방 주체와 책임을 불분명하게 만든다"며 해당 개정안 논의 중단을 요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