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당내에서 불거진 공천헌금 수수 등 여러 의혹에 대해 감찰·제명 조치에 이어 신상필벌 원칙을 내세우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러한 논란이 민심을 이반할 악재로 커지지 않도록 진화에 나선 모습이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요 며칠 동안 번민의 밤을 보냈다"며 "상을 줄 때는 즐겁고 벌을 줄 때는 괴롭다. 그러나 신상필벌을 명확히 하지 않으면 공과 사가 뒤섞이고 공사 구분이 안 돼 당의 질서와 기강이 무너진다"고 밝혔다.
정 대표가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강선우 의원을 제명키로 한 결정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전날 오후 8시쯤 비공개 최고위를 열고 공천헌금 수수 의혹에 휩싸인 강선우 의원 제명 조치를 의결했다. 강 의원이 2022년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김경 서울시의원으로부터 1억원을 수수했는지 여부가 의혹의 핵심이다. 논란은 강 의원이 김 시의원(당시 공천관리위원회 간사)과 관련 내용을 논의하는 녹취 파일이 공개되면서 불거졌다.
또한 민주당은 전직 보좌진과의 갈등 등으로 폭로성 의혹에 휩싸인 김병기 전 원내대표에 대해서도 비공개 최고위에서 당규에 따라 중앙당 윤리심판원에 징계 절차 및 직권조사 개시를 요청했다. 지난달 25일 윤리감찰을 지시한 지 일주일여 만이다.
민주당이 이처럼 강경한 조치에 나선 것은 이번 의혹이 자칫 지방선거의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지방선거 공천과정에서의 공정성을 부각했다. 구체적으로 "중앙당에서는 매의 눈으로 시도당 공천과정을 지켜보겠다. 불법이 확인되면 필요한 징계 조치도 신속하게 하겠다"고 했다.
연이어 열린 시도당 위원장 연석회의에서도 "지방선거 공천 원칙은 자격이 없는 사람은 예비후보 자격검증위에서 100% 걸러내고 자격이 있는 사람만 예비후보 자격을 주자는 것. 예외 없이 부적격을 철저히 걸러내고 그 검증의 문을 통과한 후보들에겐 모두 경선의 기회 주자라는 것"이라고 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SBS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민주적이고 공정한 경선 절차에 의한 당내 후보 선출 과정, 경선 과정이 시스템으로 완비됐다는 자신감과 자부심이 있었는데, (이번 의혹으로) 거기에 허점이 생긴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정 대표는 '가장 공정한 경선, 잡음 없는 경선·공천을 하겠다. 억울한 컷오프가 없게 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며 "지방선거 공천에 대해서도 신뢰가 흔들리지 않을까 이런 걱정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민주당은 이번 사안에 대해 단 한 순간도 침묵하거나 은폐한 바 없다"며 "이번 사안을 결코 가볍게 보지 않는다. 필요한 진상 규명에는 끝까지 임할 것이며 그 과정에서 어떠한 정치적 방패도 세우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야당은 날을 세웠다. 같은 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강선우, 김병기 두 사람 모두 즉각 의원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며 "경찰이 계속 미적거리고 제대로 수사를 못한다면 특검으로 진상을 규명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