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프로파일러 "강남 화장실 살인, 정신분열증 약 거른 탓"

김민중 기자
2016.05.19 18:15

"여성으로부터 피해당한 사례 없어…피해망상 있다"

강남 '화장실 살인' 사건의 피의자인 김모씨(34)가 19일 오후 서울 서초경찰서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서울 강남 '화장실 살인' 사건의 피의자 김모씨(34)가 조현병(정신분열증)을 앓으면서도 최근 약을 먹지 않은 탓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19일 오전 10시30분부터 1시간30분 동안 프로파일러 3명을 동원해 심리면담을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3월 가출한 이후 서울 강남역 일대 화장실이나 계단에서 쪽잠을 자며 생활했다. 이 때문에 김씨는 조현병 약을 복용하지 못했고, 범행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프로파일러들을 인용해 "김씨는 중학교 때부터 비 공격적인 분열 증세가 있었다"며 "2008년 조현병 진단을 받은 후 4차례 입원을 하는 등 치료를 받아왔지만, 최근 약을 먹지 않아 증세가 악화돼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씨는 여성으로부터 피해를 당한 구체적인 사례가 없다"며 "피해망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다음날 2차 심리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서초서는 김씨가 지난 17일 오전 1시쯤 서울 서초구 서초동 노래방 건물의 남녀공용 화장실에서 일면식이 없는 A씨(23·여)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화장실에 숨어 있다 A씨가 들어오자 범행을 저질렀다. A씨는 남자친구 등과 건물 음식점에서 술을 마시던 중 화장실에 갔다 변을 당했다.

김씨는 범행 직후 달아났지만, 경찰은 CCTV 추적과 탐문을 통해 9시간 가량 후 범행현장과 가까운 역삼동에서 김씨를 긴급 체포했다. 당시 김씨는 범행 때 사용한 흉기를 갖고 있었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평소 사회생활에서 여성들이 나를 무시해서 그랬다"고 범행동기를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18일 저녁 김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검찰은 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 19일 오후 3시 열린 영장실질심사 결과에 따라 구속 여부가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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