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심교의 내몸읽기]

커피가 기분과 뇌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이런 효과가 카페인이 비교적 적은 디카페인 커피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는 보도가 영국에서 나왔다. 특히 카페인 커피는 불안 감소와 집중력 향상에, 디카페인 커피는 학습 능력과 기억력 개선에 더 큰 도움을 준다는 내용도 함께 보도됐다.
영국의 글로벌 건강 전문 매체 '메디컬 뉴스 투데이'(Medical News Today)는 '디카페인을 포함한 모든 커피, 기분과 뇌 건강 개선 가능'(All coffee, even decaf, can improve mood, brain health, study finds)이란 제목의 최근 기사에서 디카페인 커피가 뇌에 미치는 효과를 집중 조명했다.
보도의 근거로 삼은 연구는 아일랜드 코크대학 산하 APC 마이크로바이옴 아일랜드(APC Microbiome Ireland) 연구진이 수행했다. 이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최근호에 발표됐다.
연구진은 건강한 성인 62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 참가자에게 커피를 끊게 한 뒤 다시 커피를 마시게 하는 방식으로, 커피 섭취 전후의 장내 미생물과 기분·스트레스 지표 변화를 비교했다. 기사에 따르면 커피를 하루 4잔씩 규칙적으로 마신 사람들은 기분과 스트레스 수준이 긍정적으로 변화했다. 이런 변화는 장내세균 구성과 특정 대사산물 변화와 함께 나타났다.
이번 연구의 결론은 커피가 아침에 잠을 깨우는 음료가 아니라 장내 미생물 구성, 대사산물, 기분, 스트레스 반응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눈에 띄는 사실은 '디카페인 커피도 효과가 있었다'는 대목이다. 일반적으로 커피의 건강 효과는 카페인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번 기사는 카페인 커피와 디카페인 커피 모두에서 기분이 좋아지고, 장내 미생물이 긍정적으로 변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커피 속 카페인 외 성분, 예컨대 폴리페놀·페놀산 등 생리활성물질이 장내 미생물과 상호작용해 기분과 뇌 기능에 이로운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카페인 커피와 디카페인 커피의 효과가 완전히 같지는 않았다. 기사에 따르면 카페인 커피는 불안 감소와 집중력 향상에 더 뚜렷하게 연결됐다. 디카페인 커피는 학습 능력과 기억 개선을 더 많이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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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논문에서 "카페인은 중추신경계를 자극해 각성도와 주의력을 높일 수 있지만, 디카페인 커피에도 남아 있는 폴리페놀과 기타 생리활성 성분은 장내 미생물과 대사 경로를 통해 별도의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해석했다.
이번 연구가 주목받는 이유는 커피 건강 연구의 중심을 '카페인'에서 '장-뇌 축(gut-brain axis)'으로 확장했기 때문이다. 장-뇌 축은 장내 미생물·면역반응·대사산물·신경계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경로를 뜻한다. 연구진은 커피를 즐기면 장내 미생물 환경이 바뀌고, 이 변화가 기분, 스트레스, 인지 기능과 연결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이번 결과를 "커피를 마시면 우울증이나 뇌 질환이 예방된다"는 식으로 확대해 해석해선 안 된다. 연구 대상이 62명으로 비교적 적고, 단기간의 섭취 변화 관찰이란 한계가 있어서다. 연구 참여자의 커피를 다시 마시는 행위 자체가 습관 회복에 따른 심리적 안정감을 줬을 가능성도 있다.
연구진eh "카페인 효과, 비카페인 성분 효과, 습관적 행동의 심리 효과가 함께 작용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와 연구는 커피를 바라보는 시각을 넓힌 것으로 평가된다. 커피의 건강 효과는 카페인만으로 설명되지 않으며, 디카페인 커피도 장내 미생물과 기분, 인지 기능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