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중미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치킨업계가 조용하다. 월드컵 시즌마다 대규모 할인 행사를 앞세워 특수를 누렸던 치킨 브랜드들이 올해는 간단한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이벤트나 기존 프로모션 수준으로 마케팅을 진행하는 분위기다. '치맥(치킨+맥주)'의 빈자리는 간편식 중심의 편의점, 피자·버거업계가 파고드는 모습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교촌치킨은 월드컵 기간동안 SNS 응원 댓글 이벤트를 진행한다. BBQ는 매일 오후 5시 자사 앱에서 1000명을 대상으로 황금올리브치킨 반마리 또는 랜덤치즈볼 10알 쿠폰을 제공하는 기존 프로모션을 운영한다. bhc도 자사 앱 중심의 상시 프로모션 혜택에 집중하기로 했다.
과거 월드컵 기간에 치킨업계가 펼쳤던 대규모 할인전이나 응원 독려 이벤트와 비교하면 분위기가 대조적이다. 사실상 이번 월드컵만을 위한 마케팅이나 프로모션은 '실종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월드컵은 치킨업계 최대 성수기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한국-우루과이전 당시 bhc 매출은 전월 동일 대비 200% 증가했다. BBQ 매출은 170% 늘었고 교촌치킨은 전주 대비 110% 증가했다. 당시 BBQ 앱 동시 접속자는 평소 수용가능 인원 5000명의 2배인 1만명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은 상황이 다르다. 우선 경기 시간이 너무 이르다. 한국 대표팀의 조별리그 경기는 한국시간 기준 오전 10시와 11시에 열린다. 대부분의 치킨 매장이 문을 열기도 전이다. 카타르 월드컵 때 밤 10시와 자정 무렵 퇴근 후 가족·친구들이 모여 함께 즐기던 '치맥 공식'이 이번엔 성립하기 어려워진 셈이다.
중계권 이슈 등으로 월드컵 분위기가 살아나지 못한 점도 한몫한다. 아울러 손흥민을 비롯한 국가대표 선수들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높지만 최근 수년간 대한축구협회 운영과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 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면서 축구라는 스포츠를 바라보는 애정도도 달라졌다.

'치맥'이 떠난 자리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간편식이 채운다. 하림은 '응원하면서 먹기 딱 좋은 간식&안주 모음전'을 열고 냉동치킨과 치킨너겟, 오븐구이 제품 등을 할인 판매 중이다. 하림은 "늦은 새벽부터 아침까지 열리는 경기 일정에 맞춰 다양한 시간대에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제품을 엄선했다"고 밝혔다.
편의점업계도 월드컵 수요 잡기에 나섰다. GS25는 간편 조리·치킨류 50% 할인과 인기 맥주 7종 6캔 1만2000원 행사를 진행한다. CU는 대용량 치킨 3000원 할인과 캔맥주 번들 최대 60% 타임어택 할인 행사를, 세븐일레븐은 카카오페이머니 결제 시 치킨류 30% 할인과 맥주 번들 1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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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시간 대량주문이 용이한 피자·버거업계도 기대감을 드러낸다. 도미노피자는 우리나라 경기 전날 자사 앱을 통해 사전예약시 경기 당일 모든 피자(L) 배달 3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대표팀이 승리하면 모든 피자(M·L) 방문포장 40% 할인 쿠폰도 지급한다. 맥도날드는 축구공 모양 '사커번'을 적용한 버거 2종을 출시하며 월드컵 시즌 마케팅에 나섰다.
치킨업계 관계자는 "본사 차원에서는 대규모 프로모션이 없지만 개별 가맹점들은 필요에 따라 영업시간을 조정하거나 자체 이벤트를 진행할 수 있다"며 "대표팀 경기 결과와 소비자 반응을 보며 추가 프로모션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