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친구인 현직 경찰관을 폭행·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에게 중형이 확정됐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36)에게 징역 18년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항공사 승무원이었던 김씨는 2019년 12월14일 오전 서울 강서구의 자택에서 서울의 한 지구대 소속 경찰관인 친구 A씨를 폭행해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와 A씨는 대학동창 사이로, 김씨는 2018년 A씨가 결혼할 때 결혼식 사회를 봐줄 정도로 절친한 사이였다.
김씨가 2019년 고소를 당해 경찰 조사를 받을 당시 A씨가 수시로 조언을 해줬고, 김씨는 같은해 11월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이후 김씨는 A씨와 술자리를 약속한 뒤 2019년 12월13일 오후 주점에서 만나 술을 마셨다. 3차까지 마신 두 사람은 김씨 집으로 이동했는데, 자신의 집으로 가려는 A씨와 김씨 사이에서 다툼이 생겼다.
김씨는 전에 배웠던 주짓수 기술을 활용해 A씨를 제압하고 A씨의 얼굴을 주먹으로 수 차례 내려치며 폭행했다. 김씨는 A씨를 폭행한 뒤 그대로 내버려두고 피범벅이 된 상태로 여자친구 집으로 가 씻고 잠을 잔 뒤 다음날 아침 집으로 돌아와 119에 신고했다.
검찰은 김씨가 경찰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누적된 스트레스와 내면에 숨겨둔 폭력적인 성향이 한 번에 폭발하면서 A씨를 폭행,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봤다.
김씨는 재판과정에서 "만취해서 당시 상황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며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은 당시 피해자가 다량의 피를 흘리고 있었던 점, 범행 장소였던 안방에서 나와 씻고 여자친구 집에 가서 또 한 차례 샤워를 하고 잠을 잔 점 등 범행 이후 행동을 미뤄봤을 때 김씨가 피해자의 상태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1심은 "피고인은 결과가 어떻게 될지 인식한 상황에서 반복적인 공격을 했고 범행 이후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피고인의 행동은 이기적이고 죄질이 나쁘다. 피해자의 유족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고 장기간 속죄하고 사는 것이 불가피하다"며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2심도 "김씨의 행위가 과연 피해자와 친구 사이로 볼 수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폭력적이고 잔인했다"며 "피해자의 부모와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배우자는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의 충격과 고통 속에서 살 것으로 판단된다"며 1심 양형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김씨는 상고했지만 대법원도 원심 판단을 지지해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