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수사 외압' 부인…"해병대수사단 실력 얼마나 된다고 화내나"

윤석열, '수사 외압' 부인…"해병대수사단 실력 얼마나 된다고 화내나"

이혜수 기자
2026.04.29 15:02
피고인석에 착석하는 윤석열 전 대통령 모습/사진=서울중앙지법 제공 영상 갈무리
피고인석에 착석하는 윤석열 전 대통령 모습/사진=서울중앙지법 제공 영상 갈무리

고 채수근 해병 순직 사건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이 첫 공판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29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 등의 첫 공판을 진행했다.

수사 외압 혐의를 함께 받는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 박진희 전 군사보좌관, 김동혁 전 국방부 검찰단장,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에 대한 재판도 함께 진행됐다. 이날 재판에선 채 해병 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의 공소사실 진술과 피고인들의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 진술이 있었다.

윤 전 대통령은 채 해병 순직 사건에 대한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 조사 결과를 받고 격노한 것과 관련,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법정에서 발언권을 얻어 "해병대수사단은 수사권만 없는 게 아니라 이 같은 군 사망 사건에 대해 수사하면 안 되도록 돼 있다"며 "아침 보고를 받은 이유는 군 사망 사건에 관심이 많아 수사를 엄정히 하고 책임 소재를 반영해 인사 조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병대 수사단이 정말 수사를 한다고 하더라도 수사 실력이 얼마나 돼 거기에 대통령이 화를 내겠냐"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전부 부인했다.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은 "VIP(대통령) 격노설은 실체가 없다"며 "윤 전 대통령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전혀 모르기 때문에 수사에 개입할 동기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은 특정인을 비호하거나 진실을 은폐하지 않았다"며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치밀한 법리 적용을 주문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권남용 혐의가 성립되려면 일반적인 직무 권한에 속해야 하는데 대통령에게는 구체적인 사건을 수사할 일반적 직무 권한이 없다"며 "해병대 수사단은 수사권 자체도 없는데 권리행사 방해였다는 전제가 잘못됐다"고 했다.

특검팀은 "지휘관이 얼마나 책임질 지 해병대 수사단이 수사한 게 뒤집히고 기록이 회수되는 등 위법한 일들이 발생했다"며 "그 배경엔 (윤 전 대통령의) 격노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사건의 본질은 법불아귀 승불요곡(法不阿貴 繩不撓曲)이라는 고사성어가 무색하게 수사 방향에 개입하는 부당한 지시에서 비롯됐다"고 했다.

특검팀은 "불리한 여론을 차단하기 위해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등 은폐하기 위해 대통령실과 국방부 등이 총동원됐다"며 "대통령 외압에도 굴하지 않고 소임을 다한 해병대 장교에게 돌아온 건 항명죄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판을 통해 사법 정의가 바로 세워지고 대통령의 불법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고 희생된 장교와 20살 해병 유족에게 정의로운 판결로서 답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양측의 의견을 듣고 다음 달 13일 공판을 속행할 예정이다. 다음 기일엔 박정훈 당시 해병대 수사단장과 조 전 안보실장에 대한 증인 신문을 진행할 방침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혜수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이혜수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