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로 만든 '붕어빵 내비'앱, 어느덧 40만명…"일이 커져버렸다"

최경민 기자
2022.01.16 08:00

[찐터뷰 : ZZINTERVIEW 아카이브]2-④ '가슴속 3천원' 개발자 유현식씨

[편집자주] '찐'한 삶을 살고 있는 '찐'한 사람들을 인터뷰합니다. 유명한 사람이든, 무명의 사람이든 누구든 '찐'하게 만나겠습니다. '찐터뷰 아카이브'는 인터뷰 전문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가슴속 3천원'의 개발자 유현식씨/사진=유현식씨 제공

"요즘 사람들은 휴대폰을 보고 우리 가게를 찾아오더라."

지난 10~11일 서울의 붕어빵 포장마차들을 찾아다니며 심심치 않게 들은 말이다. 상인들의 말처럼 휴대폰 앱을 이용해 붕어빵집을 찾아가는 시대가 됐다. 이 앱의 이름은 '가슴속 3천원'이다.

'가슴속 3천원'은 '찐터뷰' 붕어빵편을 추진하며 처음 알게 됐다. 솔직히 말해 혹한의 추위 속에서 안 그래도 보기 어려운 붕어빵집을 일일이 찾아다닐 생각을 하니 머리가 아찔했다. 그 와중에 구세주처럼 나타난, '붕세권(붕어빵+역세권) 내비게이션' 앱이었다.

실제 사용해보니 복수의 인증을 받은 위치라면, 그 자리에 거의 90% 이상 붕어빵 포장마차가 있었다. 지도 위에 붕어빵 뿐만 아니라 호떡 등 각종 길거리 먹거리들의 위치가 표시되는 방식이어서 이용하기도 편리했다.

일부 상인들도 인지하고 있을 정도로, 붕어빵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었다. 유저가 40만명을 넘었을 정도다. 가스 등 물가인상에 악전고투하고 있는, 그러면서도 생존을 위해 오늘도 빵틀을 돌리고 있는 붕어빵 상인들에게 단비와 같은 앱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이 앱을 만든 사람이 누군지 궁금해졌다. 팀원 4명과 함께 '가슴속 3천원' 앱을 개발한 유현식씨. 그와 지난 13일 늦은 밤 통화를 나눴다. 직장에서의 일 때문에 밤에만 접촉이 가능하다고 했다. '가슴속 3천원' 앱 운영이 본업이 아닌,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것.

유씨는 갓 서른(1992년생)을 넘은 사회 초년생이다. 2019년 앱을 만들었을 때는 20대였다. 생각보다 커진 일에 전전긍긍하면서도, 자신이 만든 플랫폼을 어떻게 유지시키고 발전시킬지 꿈을 꾸고 있는 청년이었다.

다음은 지난 14일자 '찐터뷰'를 통해 기사화됐던 유현식씨와의 인터뷰 전문을 정리한 것이다.

- 앱 이름이 왜 '가슴속 3천원'인가.

▷"예전에 '가슴 속에 누구나 상처 하나쯤 있잖아요'라는 말을 '가슴 속에 누구나 삼천원쯤 있잖아요'라고 하던 밈(meme, 인터넷 유행 콘텐츠)이 있었지 않나. 그걸 따온 것이다."

'가슴속 3천원' 앱으로 본 서울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 주변 모습. 귀엽게 생긴 붕어빵 아이콘 등도 MZ세대가 이 앱을 선호하는 이유라고 한다.

- 앱을 만든 의도가 궁금하다.

▷"2019년 겨울에 만들었다. IT 연합 동아리 팀원들이 모여가지고 '뭘 만들까' 고민하다가 시작한 거다. 붕어빵은 팀원들도 좋아하고, 나도 좋아한다. 그런데 '요즘은 붕어빵을 어디서 파는지 확인하기 어렵다'는 얘기가 어디선가 나왔다. 그래서 우리가 쓸 용도로 만들어보자는 마음에 시작했다. 현재 유저는 40만명 정도다."

- 붕어빵을 얼마나 좋아하길래.

▷"정말 좋아한다. 이 서비스를 하고 나서는 붕어빵을 너무 많이 먹었다. 그래서 요즘은 좀 덜 먹는 거 같기도 하다.(웃음)"

- 어떻게 유저가 40만명까지 늘게 됐을까.

▷일단은 2019년 서비스를 오픈하고 1년 정도는 사용자가 없었다. 그런데 2020년 겨울에 한 인플루언서가 우리 서비스를 트위터에 소개했다. 많은 분들이 그 트윗을 본 거 같다. 유저가 급격히 늘었다. 생각보다 길거리 음식에 진심인 사람이 많았던 것이다. 또 많은 분들이 아이돌들에게 소개했다고 하더라. 아이돌들이 '붕어빵 먹고 싶다'고 하면 그 팬들이 우리 앱을 소개해주는 방식이다. 아이돌들이 붕어빵을 주제로 얘기하다가 '가슴속 3천원'을 보고 붕어빵집을 찾아갔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 이후 또 급격하게 유저가 늘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진 완만한 상승곡선이다."

- 그래도 MZ세대 위주로 40만명이나 참여하고 있는 이유에는 플러스 알파가 있을 것 같다.

▷"20대 중후반이라면 나와 비슷한 나이대다. 어릴 때 붕어빵을 많이 먹었던 기억이 있다. 직접 사먹었던 기억도 있다. 그런데 지금 찾기가 힘들다. 앱을 만들게 된 계기도 '찾기가 힘들다'는 것이었다. 유저들의 호응도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

- 유저 40만명은 예상 혹은 목표한 수치인가.

▷"목표한 게 없었다. 과분한 것이다. 이 정도의 반응을 예상하지도 못했다. 상상도 못했다. 감사할 따름이다. 생각보다 일이 커져버렸다. 나를 포함해 팀원 5명이서 재미로 만들었는데 의외로 터졌다."

- 어떻게 붕어빵집을 지도에 표시할 수 있나. 앱의 단점이 있다면.

▷"우리 앱은 붕어빵 파는 곳, 길거리 음식 파는 곳의 제보를 유저로부터 받는 방식이다. 그래서 악의를 품고 허위제보를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작년에는 붕어빵집이 특정 위치에 있었는데 올해는 사라졌을 수도 있다. 실시간 트랙킹이 어려운 게 사실이다."

- 유저들이 복수로 인증한 곳이라면 거의 그 자리에 붕어빵집이 있긴 하더라.

▷"단점을 그나마 보완하고자 인증 기능을 만들었다. 원래는 인증 기능 자체가 없고, 제보만 받았다."

- 이제는 이 앱을 확고한 플랫폼으로 키우겠다는 목표가 생겼나.

▷"없다고는 말을 못 하겠다. 그런데 본업(회사원)을 갖고 있다. 그래서 분명히 제약이 걸린다."

- 앱 서비스를 닫고 싶어도 닫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거 같은데.

▷"서비스 유지는 할 수 있는 상황이다. 수습할 수 없는 정도까진 아니다. 문제는 서비스 기능을 추가한다든가, 서비스를 늘린다든가 하려면 시간을 더 투자해야 한다. 직장이 있어서 현실적으로 고민을 해야 하는 단계다. 여러가지 고민을 팀원들이 많이 하고 있다. 지금은 처음 보다 사람이 늘어서 8명 정도가 팀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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