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대학생 피살, 뒤늦은 총력 대응…경찰 '비판여론' 직면

김미루 기자
2025.10.13 16:42
캄보디아 국기. /AP=뉴시스.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대학생이 납치 살해된 사건을 계기로 경찰이 캄보디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발생 범죄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대통령이 직접 외교부에 '총력 대응'을 지시하면서 경찰도 사태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사건 발생 2개월 만에 부검과 공조 수사 계획이 발표되면서 '늑장 대응' 비판에 휩싸였다.

13일 경찰 등에 따르면 피해자 박모씨(22)는 지난 7월 해외 박람회 참가를 위해 캄보디아로 출국했다가 현지에서 납치됐다. 같은 달 26일 한국 경찰은 박씨의 형으로부터 "동생이 감금된 것 같다"는 112 신고를 접수했다. 경찰은 박씨의 휴대전화 위치가 해외로 잡히자 이를 외교부에 통보했다. 외교부는 각 공관에 소재 확인을 요청했고 현지 경찰 주재관 등이 현지 법집행기관에 실종자 소재 수사를 의뢰했다.

친형이 신고했는데… 2주 뒤 사망한 채 발견
지난11일 캄보디아 AKP통신에 따르면 전날 캄보디아 깜폿지방검찰청이 살인과 사기 혐의로 A씨 등 30에서 40대 중국인 3명을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8월 깜폿주 보꼬산 인근에서 20대 한국인 대학생 B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진=뉴스1.(AKP통신 홈페이지 갈무리)

박씨에 대한 실종 신고 접수 날짜부터 약 2주 동안 경찰은 박씨의 소재도 파악하지 못했다. 8월8일 박씨는 캄폿주 범죄조직 활동 지역 인근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지 경찰은 사인을 '고문에 의한 심장마비'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박씨의 정확한 위치 정보가 없어서 실종자를 확인하는 데 어려움이 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씨의 시신이 발견되고 다음 날인 지난 8월9일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은 박씨의 사망 사건을 공식 확인했다. 이후 캄보디아 경찰이 11일 한국 경찰에 박씨의 지문 정보를 보내 신원 확인을 요청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긴급감정을 의뢰해 박씨 신원을 확인했다.

경찰은 같은 날 신원 확인 결과를 대사관에 통보하며 "캄보디아 경찰청에 신속 수사를 요청해달라"며 공문 발송을 요청했고 캄보디아 측에 수사 자료 공유를 여러 차례 요청했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형사사법 공조 절차 탓에 부검 등 지연"

다만 부검과 수사 자료 공유는 속도를 내지 못했다. 이에 대해서도 경찰은 양국 경찰 협의 과정에서 캄보디아 측이 형사사법 공조를 공식 요청하면서 절차가 지연됐다는 입장이다. 경찰에 따르면 형사사법 공조를 위해서는 한국 법무부→한국 외교부→캄보디아 외교부→캄보디아 법무부·사법기관으로 이어지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 절차를 거쳐 한국 경찰은 이달 중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현지로 가 합동 부검하고 수사 기록도 열람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이날 정례기자간담회에서 "다음 주 캄보디아 경찰청 차장과의 양자 회담을 통해 코리안 데스크 설치와 현지 경찰의 적극적인 수사를 공식 요청할 예정"이라고 했다.

실종 신고부터 박씨 사망, 박씨 사망부터 부검에 이르기까지 여러 차례 경찰의 대응이 늦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비판이 커지자 이재명 대통령은 11일 외교부에 총력 대응을 지시했고 경찰은 부랴부랴 대책을 내놨다. 경찰청은 캄보디아 현지에 '코리안 데스크'를 설치하는 업무협약(MOU) 체결 등 방안에 대해 협의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국제공조 인력을 30명 증원하고 경찰 영사 파견을 확대하겠다는 등 후속 조치를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유 직무대행은 "국가마다 경찰 체제가 다 다르고 캄보디아 내 사건·사고가 많아 여력이 없는 부분이 작용했다고 생각한다"며 "시신 부검 절차가 지연된 것은 형사사법 공조 절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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