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보완수사요구권에 '강제력' 부여 검토

양윤우 기자
2026.02.09 04:08

보완수사권 폐지 결정에 수사 지연 '공소시효 리스크'
피해자 불안심리 편승 "빠른 처리" 브로커까지 등장

검찰청 폐지를 골자로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따라 검찰청이 78년 만에 폐지된다. 폐지되는 검찰청은 중대범죄 수사 기능 전담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제기·유지 기능을 전담하는 공소청이 신설돼 검찰의 수사·기소 역할이 분리된다. 두 기관의 설치는 개정안 공포 후 유예기간 1년을 두고 내년 10월께 시행될 계획이다. 지난 1월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태극기와 검찰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사진=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검사가 경찰 수사를 직접 보완할 수 있는 권한인 보완수사권을 예외없이 폐지하고 보완수사 요구권만 허용키로 결정하면서 수사공백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진다. 법조계에선 요구권만으로는 공소시효가 임박한 사건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민주당이 보완수사요구권만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검찰 안팎에선 요구권만으론 한계가 분명하다는 시각이 나온다. 보완수사권은 경찰 수사가 미진하다고 판단할 때 검사가 직접 증거를 확보하거나 관련자를 추가 조사해 수사를 메울 수 있는 권한이다. 반면 보완수사요구권은 검사가 경찰에 추가 수사를 요구하는 권한이다.

검사가 허점을 발견하더라도 직접 보완수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수사기관과 공소청 사이에서 사건이 오가는 이른바 '핑퐁'이 더 심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요구권만으로는 사건이 제때 매듭지어지지 않을 수 있다"며 "검사와 경찰 사이에서 사건이 오가며 적체가 쌓일 가능성이 크다. 특히 구조가 복잡한 뇌물사건이나 재산범죄 같은 경제범죄에서 체감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미제사건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2021년 3만2424건이던 미제사건은 검수완박(검사의 수사권 완전박탈) 이후 급증하면서 지난해말 9만6256건까지 불어났다. 한 검찰 관계자는 "경찰 수사가 미흡하다고 판단돼도 검찰이 직접 보완해 결론을 뒤집기 어려워지면 사건의 실체를 규명할 기회가 줄어든다"며 "피해자 입장에선 불안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현장에서는 이런 불안심리를 파고드는 '사건처리 브로커'가 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재경지검의 한 검사는 "피해자들이 '빨리 처리해주겠다'는 말에 수백만 원을 건넸다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며 "문제는 그 돈 때문에 사건이 빨라진 건지, 원래 절차상 순번대로 진행된 건지 피해자가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그 자체가 또다른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공소시효가 임박한 사건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힌다. 경찰이 추가 수사를 진행하는 동안 시간이 지체되면 혐의가 있어도 시효만료로 기소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보완수사권을 예외적으로 허용할 필요성이 있다며 공소시효가 임박한 사건을 예시로 든 것도 이같은 리스크 때문이다.

실제 검사들은 공소시효 관리를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로 꼽는다. 한 검찰 간부는 "평검사들은 보통 오후 4~5시쯤 사건을 배당받는다. 배당받으면 가장 먼저 공소시효가 얼마나 남았는지부터 확인한다"며 "시효가 임박한 사건은 조금만 늦어도 기소를 못할 수 있어 평일에도 야근이 많다"고 말했다.

보완수사요구권의 실효성 자체를 의심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법조인은 "요구를 받은 수사기관이 언제까지 보완수사를 마쳐야 하는지 기한이 명확하지 않으면 사건의 우선순위나 인력의 사정에 따라 지연될 수 있다"며 "보완수사 요구와 회신이 반복되면 공소시효가 촉박한 사건일수록 부담이 커진다"고 했다.

민주당은 경찰이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를 따르도록 제도적 강제력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요구권을 강제화하더라도 공소시효가 자동으로 연장되거나 정지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공소시효가 임박한 사건 관련 리스크는 여전히 남는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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