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우" 코만 삐죽, 산 채로 묻힌 푸들…범인은 주인이었다 [뉴스속오늘]

전형주 기자
2026.04.20 06:02
[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2022년 4월20일. 푸들 한 마리가 산 채로 땅에 묻혀 있는 사진이 온라인상에 퍼졌다. 사진은 전날 아침 8시50분쯤 제주시 내도동 도근천 한 공터에서 촬영된 것으로, 개는 당시 입과 코만 내민 채 땅에 묻혀 "우, 우" 소리를 내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2022년 4월20일. 푸들 한 마리가 산 채로 땅에 묻혀 있는 사진이 온라인상에 퍼졌다. 사진은 전날 아침 8시50분쯤 제주시 내도동 도근천 한 공터에서 촬영된 것으로, 개는 당시 입과 코만 내민 채 땅에 묻혀 "우, 우" 소리를 내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시민에 의해 구조된 개는 제주시청을 통해 보호시설로 인계됐다. 개는 온몸에 뼈만 앙상했고, 발에는 상처가 난 듯 피딱지가 있었다.

"잃어버렸다" "죽은 줄 알았다" 거짓말

구조된 개는 온몸에 뼈만 앙상했고, 발에는 상처가 난 듯 피딱지가 있었다. /사진=MBC '실화탐사대'

반려견 등록번호를 통해 확인한 결과 푸들은 2015년생 암컷에 주인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견주 A씨는 내도동 근처에서 거주하고 있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키우던 강아지를 잃어버렸다"고 했다. 이후 "개가 죽은 줄 알고 묻었다"고 진술을 바꿨지만, 범행 당시 개 움직임이 포착된 공터 폐쇄회로(CC)TV 영상이 공개되자 혐의를 인정했다.

그는 범행 당일 새벽 2시54분쯤 지인 B씨와 함께 미리 준비한 삽으로 땅을 파 푸들을 매장했다고 밝혔다.

A씨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일반적으로 동물보호법 위반 피의자는 약식 기소 등 가벼운 처분에 그치지만, 검찰은 사안의 중대함을 고려해 정식 기소를 결정했다.

동물단체 엄벌 탄원, 재판부는 '집유' 선처
/사진=MBC '실화탐사대'

A씨 변호인은 이듬해 7월 열린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은 범행 당시 개인적인 일로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크게 받은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A씨도 최후 진술에서 "강아지에게 미안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검찰은 재판부에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해달라고 요구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A씨를 엄벌해달라는 취지의 글이 올라왔다. 직접 푸들을 구조한 시민은 "강아지의 입을 묶어 땅에 묻은 유기범을 찾아 강력히 처벌해달라"고 강조했다.

동물보호단체들도 "푸들을 산 채로 생매장한 범인이 다름 아닌 푸들의 견주와 그의 친구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세상을 경악스럽게 하고 있다"며 "동물보호법 최고형으로 엄벌할 것을 요구한다"는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A씨와 그의 지인에게 모두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80시간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수단과 방법, 행위들을 고려할 때 죄질이 좋지 않고, 피고인들이 주장하는 범행 동기를 고려하더라도 죄책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다만 피고인들 모두 초범인 점, 피해견이 구조된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새 주인 만난 '담이'…근황은
당시 땅에 묻혔던 푸들의 현재 모습. /사진=MBC '실화탐사대'

보호시설로 옮겨진 푸들은 새 주인을 만나 제2의 삶을 살게 됐다. 새 주인은 담이를 임시 보호했던 이승택씨로, 차마 담이를 다른 가정에 보낼 수 없어 입양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2022년 8월 방영된 MBC '실화탐사대'에서 "담이 같은 경우는 특히 아픔을 겪었던 애라서 쉽게 보낼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함께 지내면서 담이가 점점 아픔도 사라지고 활발해지니까 가족으로 맞이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에도 담이와 항상 밝게 건강히 살았으면 좋겠다. 아프지 않고 끝까지 저랑 살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