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케이드 밖으로 나온 '평화의 소녀상'…6년 만에 시민 곁으로

김서현 기자
2026.05.06 14:32
6일 낮 12시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인근에 위치한 소녀상 앞 바리케이드가 철거됐다. 이에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는 모습./사진=김서현 기자.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인근 '평화의 소녀상'이 6년 만에 완전히 경찰 바리케이드 밖으로 나왔다. 소녀상을 제작한 김서경 작가는 소녀상 도색 등 보수작업을 진행했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는 6일 옛 주한일본대사관 인근에 있는 소녀상 앞에서 제1751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를 열었다. 정의연의 요청에 따라 경찰은 이날 수요집회부터 소녀상을 둘러싼 바리케이드를 전면 철거했다.

정의연은 낮 12시 집회 시작에 맞춰 시민들과 함께 바리케이드를 철거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시민들이 줄지어 바리케이드를 소녀상 바깥쪽으로 걷어내자 현장에서는 "평화가 이겼다"는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집회 참가자들은 "일본 정부는 사죄하고 법적 배상하라"라는 구호를 외쳤다.

정의연은 "완전히 철거된 펜스는 매주 연대로 함께 한 시민들이 이루어낸 결실"이라며 "일본 정부는 역사 왜곡과 평화의 소녀상 설치 방해를 중단하고 일본군성노예제에 대한 공식사죄와 법적 배상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또 최근 뉴질랜드 오클랜드 내 평화의 소녀상 설치가 무산된 것과 관련해 "정부는 외교적 책무를 다하라"고 요구했다.

한경희 정의연 신임 이사장은 "6년 가까이 소녀상 의자에 아무도 앉을 수 없었고 다른 지역의 소녀상들 역시 철거되거나 이전되는 수난을 겪었다"며 "오늘 시민들의 노력이 빛을 발해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소녀상이 가진 본래 취지인 평화의 가치를 함께 되새겨야 할 때"라며 "역사 부정과 혐오가 일상화됐고 또 깊숙한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어 지속적인 보호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수요집회 이후에는 소녀상을 제작한 김서경 작가가 소녀상의 해방을 맞이해 청소와 도색 작업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솔을 손에 쥔 채 소녀상 앞에 모여 조각 사이에 낀 이끼들을 제거하기 시작했다. 공사는 오는 7일 오후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김 작가는 "종로의 1호 소녀상은 최초라는 의미가 있어 직접 청소하려 한다"며 "바리케이드에 갇힌 기간 동안 쌓인 녹을 제거하고 틈을 메꾼 후 프라이머(페인트칠의 밑작업) 작업까지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전에 소녀상 인근에서 화재가 발생한 적이 있어 그 부분을 일부 손보려고 한다"며 "혐오와 훼손을 일삼는 사람들이 여전히 존재해 걱정되는 부분도 있지만 소녀상 곁을 함께하는 경찰과 시민들의 힘으로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병헌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 대표을 주축으로 한 극우단체가 2020년부터 소녀상 인근에서 맞불집회를 열기 시작하면서 소녀상은 오랜 기간 바리케이드 안에 갇혔다.

바리케이드는 지난달 20일 김 대표가 구속되는 등 사태가 개선되면서 지난달 1일을 기점으로 수요 집회 개최일마다 일시적 개방이 이뤄져 왔다.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기동대 등 일부 인력을 상시 배치할 방침"이라며 "또 추가적인 보완 대책으로 소녀상 인근에 CCTV(폐쇄회로TV)를 설치하는 방안을 종로구청에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인근에 위치한 소녀상 청소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사진=김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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