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 연쇄 살인' 사건 피고인 김소영(20)의 재판에서 약물에 취한 것으로 보이는 남성을 데리고 가는 김소영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김소영이 건넨 약물이 든 음료를 마셨다는 피해자 증언도 나왔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4부(부장판사 오병희)는 7일 오후 살인, 특수상해,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소영에 대한 두 번째 공판을 열었다. 녹색 수의를 입은 김소영은 글씨가 적힌 흰 종이를 손에 쥔 채 법정에 들어섰다.
이날 재판은 증인 신문 기일로 진행됐다. 검찰은 지난해 12월14일 경기 남양주 한 카페에서 김소영이 건넨 피로회복제를 마시고 의식을 잃고 쓰러진 피해자 A씨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재판부는 증인 A씨의 비공개 요구에 따라 증인 신문을 비공개로 진행했다. 다만 A씨 측 대리인인 남언호 법률사무소 빈센트 변호사는 피해자 진술권 보호를 위해 법정에 남아 증인 신문 과정을 지켜봤다.
남 변호사에 따르면 A씨는 법정에서 "범행 당시 카페 주차장에 도착하자마자 김소영이 비타민 음료를 건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음료에서 일반적이지 않은 쓴맛이 강하게 나서 마시기를 거부하자 김소영이 화를 내며 마시기를 강요했다"는 취지의 증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재판부가 A씨에게 질문이 있냐고 김소영에게 묻자 김소영 측 변호인은 "A씨가 회식하던 김소영을 데리러 왔던 날 동의 없이 키스를 한 적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남 변호사는 "김소영은 이 질문을 통해 피해 남성으로부터 원치 않는 스킨십을 당한 기억이 있어 자신을 지키기 위해 약물을 탄 음료를 건넨 것이라는 주장을 하고 싶은 것 같았다"고 밝혔다.
증인 신문 이후 공개된 재판에서는 증거로 채택된 CC(폐쇄회로)TV 영상이 재생됐다. 영상 속에는 범행 당시 카페에서 김소영이 휘청거리는 A씨를 엘리베이터로 끌고 가는 모습이 확인됐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김소영은 A씨와 휴대전화를 보여주며 대화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영상이 재생되는 동안 방청석에서는 욕설이 나오기도 했다.
김소영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2월까지 약물을 탄 음료를 건네 남성 2명을 살해하고 1명에 상해를 입힌 혐의로 지난 3월10일 구속 기소됐다. 지난달 30일에는 추가 피해자 3명에 대한 특수상해와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에 추가 기소된 사건에 대한 병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다음 공판은 다음 달 11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