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증시 호황이 이어지며 주식 투자 수익을 인증하는 글이 잇따르는 가운데 한 누리꾼이 자신의 투자 성공담과 함께 부동산 투자자들을 비판하는 글을 올려 온라인상 논쟁이 확산했다.
지난 11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의 부동산 게시판에는 '벼락거지분들 여기 모여계신다고 해서 와봤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의사라고 소개한 작성자 A씨는 "(미국·이란)전쟁 이슈로 주식이 잠시 하락했을 때는 '부동산이 최고다', '주식하던 사람들 꼴 좋다'며 축포를 터뜨리더니, 주가가 반등하자 이제는 '주식으로 번 돈도 결국 부동산으로 간다'고 말한다"고 적었다.
이어 "집에 자산의 80% 이상이 묶여 있고 매달 원리금을 갚고 남은 돈으로 주식 투자하는 수준일 텐데 그 수익으로 만족하느냐"며 "일주일 전에만 하이닉스를 샀어도 수익률이 50%였다"고 주장했다.
A씨는 최근 1년간 자산이 21억원 늘었다며 "세후 기준으로 지난해 5월 약 70억원이던 자산이 현재 91억원이 됐다"고 밝혔다. 또 "10개월 전 72억원에 거래됐던 압구정 아파트는 현재 58억원에도 거래되지 않는다"며 부동산 투자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나는 집을 살 생각이 전혀 없다"며 "부동산은 위험자산"이라고 강조했다.
게임 회사에 재직 중인 또 다른 직장인 B씨는 '주식 시장 대폭등 지금이라도 집 팔아서 들어갈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해당 글은 제목과 같은 고민을 하는 이들에게 하는 조언 형식의 글이다.
B씨는 "주식시장은 단순히 50%는 벌고 50%는 잃는 구조가 아니다"라며 "상위 10%가 나머지 90%의 돈을 가져가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 일반 투자자는 주식의 큰 변동성을 견디지 못한다"며 "오르면 뒤늦게 따라 사고, 떨어지면 공포에 팔면서 반복적으로 손실을 본 뒤 시장을 떠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식 투자를 잘하면 부동산보다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지만, 난도가 매우 높다"며 "일반 직장인이라면 적립식 장기투자를 하면서 내 집 한 채를 마련하는 것이 심리적으로도 더 안정적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 "모든 자산은 영원히 오르기만 하지 않는다"며 "상승장에 돈을 번 일부 투자자들은 조정장이 오면 수익을 대부분 반납하기도 하고, 과도한 대출을 쓴 경우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최근 국내 증시 강세 속에서 주식과 부동산 투자 방식을 둘러싼 온라인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A씨의 글에는 "왜 주식에 자아의탁해서 부동산 게시판까지 와서 갈등을 조장하느냐", "주식·부동산 갈라치기가 너무 심하다", "돈이 많아질수록 결국 거주 공간의 중요성을 느끼게 될 것" 등의 비판이 이어졌다. 반면 일부는 "부동산에 자금이 묶이는 게 싫어 월세를 선택하고 있다"며 공감 의견을 보이기도 했다.
다만 실제로는 주식 투자로 자산을 불린 개인들이 결국 부동산 매입에 나서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지난 7일 발표한 'BOK 이슈노트: 우리나라 주식 자산효과에 대한 평가'에 따르면 무주택 가계는 주식 자본이득 1원이 발생할 때 부동산 자산이 0.7원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실상 주식 투자 수익의 70%가 부동산으로 유입된 셈이다.
서울 주택 매입 자금 가운데 주식·채권 매각 대금 비중 역시 지난해 5월 4.9%에서 올해 1월 8.9%로 상승했다.
김민수 한은 조사국 거시분석팀 차장은 "주식시장에서 실현된 이익이 부동산으로 우선 유입되면서 추가 소비 여력 확보를 제한한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서울 주택 매매 자금 출처 조사에서도 주식 매각 대금 비중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