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간 홀로 방치돼 7㎏의 오물 범벅 털에 묻혀 있었던 개가 극적으로 구조됐다. 이후 검사를 통해 피부병은 물론 간에서 암 덩어리가 발견됐지만 견주는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28일 제주 유기견 보호소 '행복이네'에 따르면 행복이네는 제주 한 빌라 안에 오랫동안 방치된 개가 있다는 제보를 받고 지난 26일 오후 해당 빌라로 향했다. 경찰이 동행해 문을 강제 개방했고, 그 안에서 엄청난 양의 털에 묻혀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는 개 한 마리가 발견됐다.
행복이네 측은 "30년 가까이 구조 활동을 해오며 수많은 아이들을 만나왔지만 참혹한 모습을 처음 마주한 순간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며 "털은 바닥을 끌 정도로 길게 엉켜 있었고, 어디가 손이고 발인지, 귀조차 제대로 분간이 되지 않을 만큼 처참한 상태였다. 육안으로 봐도 건강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아 보였고 오랜 시간 홀로 버텨온 듯 지쳐 있었다"고 밝혔다.
구조 당시 빌라 안에는 개를 제외하고 아무도 없었다. 대신 쓰레기가 가득차 있었고 쓰레기에서 나오는 악취가 진동했다고 한다. 구조된 개는 밖으로 나왔지만 엉킨 털 때문에 발을 제대로 딛지 못해 휘청거렸다.
치료에 앞서 개를 꽁꽁 감싸고 있던 털부터 깎아내야 했다. 제거한 털 무게는 무려 6.76㎏에 달했다. 털을 잘라내자 숨겨져 있던 개의 얼굴이 드러났고, 견종은 코카스파니엘로 나이는 7살로 추정됐다. 행복이네 측은 '코돌이'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검사 결과 오물로 범벅된 털을 장시간 덮고 있어 피부 상태가 나쁜 것은 물론 간에서는 암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코돌이를 방치한 견주와는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현행법상 방치 행위 역시 동물학대에 포함된다.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동물학대란 동물을 대상으로 정당한 사유 없이 불필요하거나 피할 수 있는 신체적 고통과 스트레스를 주는 행위 및 굶주림, 질병 등에 대하여 적절한 조치를 게을리하거나 방치하는 행위를 말한다.
행복이네 측은 "제거한 털만 7㎏에 달한다. 코돌이는 이 무게를 온몸으로 버티고 있었다"며 "아직 치료와 회복 과정이 많이 남아 있지만, 세상과 단절된 채 긴 시간 고통 속에 지내왔던 코돌이가 앞으로 조금씩 다시 세상을 배워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