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마무리 투수'이자 국가대표 불펜 투수 박영현(23)이 이번 대회 내내 자신을 따라붙은 구속 저하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몸 상태에 전혀 문제가 없으며 오히려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일본 도쿄를 비롯해 미국 마이애미까지 2026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일정을 소화하며 느낀 소회를 함께 전했다.
박영현은 1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위치한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도미니카 공화국과 2026 WBC 8강전에 3번째 투수로 구원 등판해 ⅓이닝 2피안타 1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며 아쉽게 경기를 마쳤다. 한국 대표팀도 0-10, 7회 콜드게임으로 무릎을 꿇으며 대회 일정을 마감했다.
이날 박영현이 상대한 타자는 세 타자였다. 3회말 노경은에 이어 등판한 박영현은 선두타자 매니 마차도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고, 주니오르 카미네로에게 중전 안타를 헌납하며 위기를 맞이했다. 여기서 훌리오 로드리게스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마운드를 곽빈에게 넘겼다. 하지만 곽빈이 박영현의 책임 주자 2명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이며 박영현의 자책점이 2점으로 불어나고 말았다.
경기를 모두 마친 뒤 인터뷰에 임한 박영현은 이날 상대한 세계 최고의 타자들에 대해 "딱히 위압감 같은 건 못 느꼈다"며 "무서움 없이 던졌고, 삼진을 잡았을 때는 다시는 못 만날 타자들을 잡았다는 거에 위안을 삼는다"고 덤덤하게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도 "준비를 더 잘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고 덧붙였다.
사실 이번 WBC에서 박영현의 구속 저하는 계속해서 우려를 낳았다. 메이저리그가 운영하는 야구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 서번트 투구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박영현의 이번 대회 직구(포심 기준) 평균 구속은 시속 90.5마일(약 145.6km)에 불과했다. 최고 구속이 92.1마일(약 148km)에 머물렀다. 평균 구속이 140km 후반대였던 박영현의 최고 빨랐던 공의 속도보다 떨어진 모습이었다.
이에 대해 박영현은 "민감한 질문은 아니다"고 취재진을 안심시킨 뒤 "부상은 절대 아니다. 내 몸 상태가 이 정도밖에 안 되는 것에 개인적으로 화도 났고, 준비를 잘못했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솔직한 심경을 털어놓았다.
이어 박영현은 "그래도 지나간 일은 과거일 뿐이다. 나는 던지면 던질수록 좋아지는 투수다. 구속을 억지로 올리려 하기보다 현재를 받아들이고 타자를 어떻게 요리할지만 생각하려고 했다"며 대회를 되돌아봤다.
일본 도쿄를 거쳐 미국 마이애미까지 이어진 대장정을 마친 박영현은 "팀 분위기 자체는 너무 좋게 마이애미까지 온 것 같다"며 팀 동료들과의 유대감을 강조했다. 또한 17년 만에 WBC 2라운드에 진출해 찾은 마이애미에서 경기를 치른 것에 대해 "새롭고 좋은 경기장에서 경기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박영현은 "이번 대회에서 구속이 덜 나와 아쉬운 부분은 분명 있다. 하지만 온 힘을 다해 던졌지만 이 정도 결과이기에 받아들인다. 이번 경험을 발판 삼아 소속팀에 돌아가 더 단단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