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가 다시 과거의 '홈런 군단'으로 변모한다. 276홈런 거포 '이적생' 김재환(38)과 영건들이 잠시 주춤했던 팀 화력에 불을 지핀다.
SSG는 1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2026 KBO 시범경기에서 홈런 4방을 터뜨렸다.
결과는 7-12 패배였지만 LG의 핵심 투수들을 상대로 연이어 뽑아낸 홈런포는 적지 않은 의미가 있었다.
SSG는 지난 10년 동안 자타공인 리그 최고의 홈런 군단으로 군림해 왔다. SK 와이번스(SSG 전신) 시절이던 2017년(234홈런)과 2018년(233홈런) 압도적인 장타력을 뽐냈고 SSG로 이름을 바꾼 뒤에도 2021년(185홈런)과 2022년(138홈런), 2023년(125홈런)까지 3년 연속 최다 홈런팀으로 상대팀의 공포감을 심어줬다.
최정이라는 KBO리그 최다 홈런(518개) 타자를 중심으로 제이미 로맥과 한유섬, 추신수, 최주환(키움) 등이 든든히 뒤를 받쳐 가능한 결과였다.
그러나 2024년 4위(152홈런), 지난해엔 5위(127홈런)으로 주춤했다. 특히 지난해엔 리그 최강 불펜을 구축했던 터라 타선이 조금만 더 뒷받침해줬더라면 더 높을 곳을 꿈꿨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짙게 남았다. 그러나 올 시즌은 타선이 다시금 도약할 준비를 하고 있다.
시즌을 앞두고 2년 총액 22억원에 '잠실 홈런왕' 출신 김재환을 영입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해 17홈런을 날린 고명준(24)과 지난해 트레이드로 합류한 김성욱(33)까지 스프링캠프에서 이숭용 감독의 극찬을 받으며 반등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타선의 핵심인 최정의 기세가 남다르다. 지난해 햄스트링 부상이 반복되며 힘겨운 시기를 겪은 최정이지만 올 시즌은 쾌조의 출발을 보이고 있다.
이날도 4회 1사까지 퍼펙트 피칭을 펼치던 LG 선발 송승기를 상대로 일격을 날렸다. 팀이 0-2로 끌려가던 4회말 1사 1루에서 송승기의 초구 시속 129㎞ 체인지업을 통타,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동점 투런포를 날렸다.
두 경기 연속 홈런을 날린 최정은 시범경기에 4차례 출전해 타율 0.556(9타수 5안타) 2홈런 6타점 2득점, 출루율 0.600, 장타율 1.222, OPS(출루율+장타율) 1.822로 훨훨 날고 있다.
고명준은 더 빛났다. 4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바뀐 투수 김영우의 시속 150㎞ 직구를 때려 좌중간 관중석을 다시 한 번 때렸다. 6회에도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이번엔 좌완 장현식의 시속 148㎞ 직구를 공략해 무려 비거리 130m 대형 좌중간 솔로포를 때려냈다.
2024년 11홈런, 지난해 17홈런에 포스트시즌에 결정적 3홈런을 때려 기대감을 키운 고명준은 6차례 시범경기에 나서 타율 0.300(20타수 6안타) 3홈런 4타점 3득점, 출루율 0.286에도 장타율 0.750으로 OPS 1.036으로 또 한 번의 스텝업을 예고하고 있다.
이날 연타석 홈런으로 이 부문에서 허인서(한화·4홈런)에 이어 오스틴 딘, 이재원(LG)과 함께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고명준과 동갑내기 포수 조형우(24)의 한 방도 의미가 남달랐다. 일발장타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지난해 주전 포수로 거듭나며 타격에선 다소 아쉬웠던 조형우는 이날 8회 대타로 나서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함덕주의 시속 127㎞ 낮게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걷어 올려 좌월 솔로 홈런을 때려냈다. 이날 전까지 4경기에서 10타수 무안타 침묵을 한 번에 털어낼 수 있는 한 방이라 더욱 반가운 대포였다.
게다가 이날 홈런이 모두 상대 핵심 투수들을 상대로 나온 것이라는 점도 시즌을 앞둔 상황에서 자신감을 끌어올리는 대목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홈런 하나를 날린 김재환이 타율 0.200(15타수 3안타)로 아직은 잠잠하고 '212홈런'에 빛나는 또 다른 거포 한유섬(37) 또한 홈런이 없는 상황이다. 커리어로 증명할 수 있는 타자들이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지도 않은 터라 본격적인 시즌 개막 이후가 더 기대되는 SSG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