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던졌다" 골글 2루수-WBC 영웅도 얼어붙은 바깥쪽 루킹 삼진 뒷이야기, 롯데 2002년생 배터리는 서로를 믿었다

잠실=김동윤 기자
2026.04.16 07:21
롯데 자이언츠의 2002년생 듀오 김진욱과 손성빈이 LG 트윈스를 상대로 영봉승을 합작했다. 김진욱은 6이닝 무실점 투구를 선보였고, 손성빈은 결승 홈런을 포함한 맹활약을 펼쳤다. 특히 김진욱과 손성빈은 서로에 대한 강한 신뢰를 바탕으로 LG의 강타자들을 루킹 삼진으로 잡아내며 승리를 이끌었다.
롯데 김진욱(왼쪽)-손성빈이 15일 잠실 LG전 승리를 이끈 뒤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롯데 자이언츠 2002년생 듀오 김진욱(24)-손성빈(24)이 강한 신뢰를 바탕으로 우승팀 LG 트윈스 상대 영봉승을 합작했다.

롯데는 1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리그 정규시즌 방문경기에서 LG 트윈스에 2-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린 롯데는 2연패를 탈출하고 6승 9패로, 공동 7위로 뛰어올랐다.

전년도 챔피언 LG는 올 시즌도 8연승을 달리며 그 기세를 이어간 리그 1위 팀이었다. 그런 팀이 좌타자에 약했던 김진욱을 저격하기 위해 좌타자를 대거 선발 라인업에 배치하는 등 방심하는 모습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포수 손성빈의 과감한 리드와 정교한 김진욱의 제구가 LG의 모든 계획을 어그러트렸다. 김진욱은 최고 시속 150㎞ 빠른 공(49)과 슬라이더(29구), 체인지업(12구), 커브(11구) 등 총 101구를 골고루 섞어 던져, 6⅔이닝 3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손성빈은 결승 홈런 포함 2타수 1안타 1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안방에서도 김진욱(6⅔이닝)-박정민(1이닝)-김원중(⅓이닝)-최준용(1이닝)으로 이어지는 투수진의 무실점 피칭을 이끌었다.

백미는 리그 최고 타자들을 루킹 삼진으로 잡는 순간이었다. 시작은 2회말 홍창기 타석이었다. 김진욱은 몸쪽 직구와 슬라이더로 빠르게 2스트라이크를 잡았다. 체인지업을 한 차례 떨어트린 후 바깥쪽에 꽉 찬 시속 148㎞ 직구를 던져 루킹 삼진을 만들었다.

롯데 손성빈(왼쪽)과 김진욱. /사진=김진경 대기자

KBO 골든글러브 2루수 신민재와 한국의 2026 월드베이스클래식(WBC) 8강 주역 문보경도 속수무책이었다. 김진욱-손성빈은 3회말 신민재에게 직구와 슬라이더만 던지며 2B2S를 만들었다. 그러다 난데없이 한복판에 커브를 뚝 떨어트려 9구째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위기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5회말 2사 1, 2루에서 또 신민재를 만났다. 이번에도 직구와 슬라이더로 2B2S를 만든 뒤 슬라이더를 던진 위치에 스트라이크존 바깥쪽 경계에 살짝 걸치는 직구를 던져 신민재를 얼어붙게 했다. 바깥쪽 스트라이크존 경계에 슬라이더와 직구를 차례로 던져 루킹 삼진을 잡는 장면은 6회말 문보경 타석에서도 똑같이 나왔다.

경기 후 이 루킹 삼진의 뒷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김진욱은 "LG 타자들이 낮은 공에 반응이 없었다. 나는 중간중간 변화구를 섞고 싶었는데 (손)성빈이가 직구 위주로 승부하려 했다. 삼진 나온 경우 대부분이 성빈이가 리드해준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5회말) 신민재 형 잡을 때 사실 나는 커브 하나를 더 가고 싶었다. 그런데 성빈이가 직구 사인을 한 번 더 냈다. 그래서 성빈이를 믿고 던졌다"고 힘줘 말했다.

이에 손성빈은 "루킹 삼진은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보더 라인에 걸친 공은 던지고 싶다고 해서 던질 수 있는 게 아니다. 100개 중 10개도 안 들어올 것이다. 착하게 살아서 그런 게 아닌가 싶다"고 웃었다. 이어 "난 사실 신민재 형 때는 볼인 줄 알았는데, 스트라이크 콜이 나왔다. 도파민이 엄청나게 터지더라"라며 멋쩍은 웃음을 내비쳤다.

2026 신한 SOL KBO리그 LG 트윈스 대 롯데 자이언츠 경기가 1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롯데 선발 김진욱이 5회말 2사 1,2루에서 LG 신민재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후 환호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경기 전까지 김진욱의 통산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0.286, 피OPS(출루율+장타율)는 0.846으로 약한 편이었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달랐다. 좌타자 상대에도 직구와 커브로 스트라이크를 잡으면서 삼진을 솎아냈다.

김진욱은 "그동안 좌타자 몸쪽에 잘 던지지 않은 건 장타에 대한 위험도가 조금 더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슬라이더를 바깥쪽으로 던지면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했는데, 오늘(15일)은 전력 분석 때부터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하게 승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슬라이더는 지난해부터 계속 카운트를 잡거나 위닝샷으로 썼다. 하지만 결국 체인지업을 제대로 던질 줄 알게 되면서 타자들의 시선을 분산시킬 수 있지 않았나 싶다"고 짚었다.

새로운 롯데 안방마님은 김진욱처럼 롯데 투수진이 조금 더 자신의 강점을 믿고 던지길 바랐다. 손성빈은 "오늘도 지난 경기와 마찬가지로 상대 타자보다 (김)진욱이의 장점에 집중하려고 했다. 진욱이가 오늘 제구뿐만 아니라 구위 자체도 너무 좋았다. 카운트 싸움을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었고, 공격적으로 경기를 운영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두 번의 위기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침착하게 던진 것이 팀 승리로 이어질 수 있었다"라고 친구 김진욱에게 공을 돌렸다.

그러면서 "우리 롯데 자이언츠에는 좋은 투수들이 정말 많다. 선발진뿐 아니라 중간 계투들도 그렇고 다 좋은 선수다. 구위 자체가 너무 좋고 능력치가 좋은 사람들인데 조금만 더 자신을 믿고, 내가 이긴다는 마인드로 던졌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2026 신한 SOL KBO리그 LG 트윈스 대 롯데 자이언츠 경기가 1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롯데 박정민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자 포수 손성빈이 마운드로 올라가 진정시키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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