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지셨던 팬분도 빠르게 건강을 회복하시길 바란다."
짜릿한 승리를 거둔 사령탑의 말이다. '천적'을 잡아내고도 관중도, 선수들도, 감독도, 누구 하나 기쁨을 온전히 만끽하지 못했다.
이숭용(55) 감독이 이끄는 SSG 랜더스는 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LG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홈경기에서 10-8로 이겼다.
2020년대 들어 LG만 만나면 작아졌다. 35승 67패 3무로 절대 열세를 보였고 올 시즌엔 9경기에서 1승 8패로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날은 4번 타자로 나선 전의산이 선제 투런 홈런을 터뜨리며 기분 좋게 시작했다. 김민준이 구단 역사상 최초로 고졸 신인 투수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기록을 작성했고 2-2로 팽팽히 맞서던 7회말 무려 7점을 몰아치며 승기를 잡았다.
2사에서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2사 1,3루에서 정준재의 역전 적시타가 나왔고 김재환과 조형우는 스리런 홈런을 장식했다. 한 이닝에 한 투수에게 스리런 홈런 두 방을 안기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8회초 불펜진이 흔들리며 6실점했지만 김민이 역전을 허용치 않으며 1점 차 리드를 지켜냈고 9회초 등판한 조병현이 세이브와 함께 팀 승리를 마무리지었다.
경기 후 이숭용 감독은 "1회말 전의산의 선제 홈런 이후 침체돼 있던 타선을 7회말 2아웃 이후 정준재의 적시타로 분위기를 바꿨다. 그 흐름이 김재환과 조형우의 시원한 3점 홈런 두 방으로 이어지며 빅이닝을 가져올 수 있었고, 재환이는 8회에도 도망가는 적시타를 쳐주며 중심타선에서 제 역할을 해줬다"고 칭찬했다.
구단 새 역사를 써낸 김민준에 대해서도 "2회까지 제구가 다소 흔들리며 투구수가 많았지만, 3회부터 안정감을 되찾으며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며 "비록 승리를 챙기지는 못했지만 신인답지 않은 침착한 경기 운영을 보여주며 선발 투수로 계속 성장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칭찬했다.
그러나 전혀 예상치 못한 일로 100% 기쁨을 누릴 수 없었다. 9회초를 앞두고 홈 응원단 측에서 관중이 쓰러지며 경기가 중단됐다. 이 25세 남성 팬은 온열 질환으로 쓰러져 의식을 잃었다. 안전 요원의 심폐소생술로 의식을 찾았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기 종료 후에도 또 한 명의 온열 질환자가 발생했다. 26세 남성인 이 관중도 쓰러진 뒤 의식을 찾았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숭용 감독은 "열대야 속 무더운 날씨에도 끝까지 뜨거운 응원을 보내주신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더운 날씨에 잠시 쓰러지셨던 팬분도 빠르게 건강을 회복하시길 바라겠다"고 전했다.
이날 결정적 스리런 홈런 포함 쐐기 적시타까지 날리며 4타점을 올린 김재환도 스포트라이트를 온전히 누리지 못했다.
그 또한 "응원을 해주시는 팬분들도 오늘 쓰러지셨다고 들었는데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말했고 김민준 또한 "최근 연일 폭염 경보가 내릴 정도로 날씨가 무척 덥다. 이런 무더위 속에서도 야구장까지 직접 찾아와 뜨거운 목소리로 응원해 주신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야구장 찾아주시는 팬분들 모두 온열 질환 조심하시고 건강 잘 챙기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