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비상장 계열사 기업공개 잇따르나

반준환 기자
2015.08.12 06:00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1일 호텔롯데의 상장을 비롯해 '순환출자구조' 해소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해, 증권가는 롯데그룹 비상장 계열사들의 상장이 잇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지배구조 상단에 있는 호텔롯데의 기업공개(IPO)는 이를 위한 첫 수순인데, 하단에 있는 계열사들도 복잡한 지분관계가 얽혀있어 자체적으로 자금을 마련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한편에선 롯데가 경영분쟁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이라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대기업 집단 주식소유현황을 보면 롯데그룹은 416개의 복잡한 지분구조 고리를 갖고 있다. "롯데의 지배구조는 거미줄 수준이 아니라 반도체 회로 기판처럼 복잡하다"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삼성, LG, 현대자동차 등 주요 그룹사를 포함한 61개 대기업집단의 순환출자건 가운데 롯데그룹에 해당하는 게 90%를 넘는다.

증권가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기업공개로 확보된 자금을 토대로 주요 계열사에 대한 지분을 늘려나갈 것으로 보인다.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와 순환출자 문제 해소를 위한 작업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증권가가 추정하는 호텔롯데의 IPO규모는 10조원 안팎에 달한다. 그러나 이 자금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다른 비상장 계열사들도 자금을 조달해 서로 연관된 고리를 끊어야 교통정리가 마무리된다. 이를 위해 비상장 계열사들의 기업공개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롯데그룹은 크게 금융, 유통, 식품, 관광, 건설 및 제조, 서비스 등 6개 사업분야를 갖고 있다. 금융에선 롯데카드, 롯데손해보험 등이 주요 기업이고 유통에선롯데쇼핑(백화점, 할인점)롯데하이마트와 편의점 코리아세븐 등이 있다.

식품은 롯데제과, 롯데칠성,롯데푸드, 롯데리아가 있으며 건설·제조는 롯데건설, 롯데알미늄, 롯데기공 등이 주요 계열사다. 이 밖에 서비스 분야에서는 대홍기획, 롯데로지스틱스, 롯데시네마, 롯데정보통신, 이비카드 등이 있다.

비상장 계열사 가운데 상장여력과 순환출자구조 이슈 등을 종합하면 롯데알미늄, 롯데리아, 롯데로지스틱스, 코리아세븐, 롯데정보통신 등이 우선순위로 꼽힌다.

롯데알미늄은롯데제과를 비롯해 롯데칠성, 롯데건설, 롯데상사, 한국후지필름, 캐논코리아 등의 지분을 상당수 보유하고 있다. 롯데리아는 한국후지필름과 대홍기획, 롯데로지스틱스, 롯데정보통신 지분을, 롯데로지스틱스는 롯데상사, 캐논코리아, 코리아세븐, 이지스일호의 지분을 각각 가지고 있다.

롯데정보통신의 경우 올 초만 해도 상반기 중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해 연내 상장할 것으로 예상됐던 업체다. 상장 주관사인 KDB대우증권은 바로 예비심사를 청구할 수 있도록 모든 준비를 마쳤지만 이번 분쟁 탓에 몇 달간 일정이 보류됐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 역시 상장 가능성이 높다는 게 증권가의 판단이다. 지난해 공모가 4만1000원에 상장한 BGF리테일이 1년여 만에 주가가 22만원(11일 종가)으로 치솟는 등 편의점에 대한 시장 반응이 좋다.

코리아세븐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2조6847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53억원, 246억원을 올렸다. 롯데로지스틱스 역시 매년 2조원대 매출액에 200억~300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의 경우 순환출자 구조가 워낙 복잡해 이를 해소하려면 대수술을 거쳐야 한다"며 "전체 지주회사 밑에 사업부문별 소그룹을 만들거나 계열분리를 시켜야 하는 곳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순환출자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IPO와 지분교환 등 다양한 작업이 진행돼야 해 수년에 걸친 대작업이 될 것"이라며 "다만 신 회장 외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 신유미 호텔롯데 고문,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등 일가의 합의가 이뤄질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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